[미디어펜=김연주 기자] 국민연금기금 운용을 책임질 기금운용본부장(CIO) 인선 작업이 늧어지면서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24일 국민연금공단 안팎에 따르면 국민연금 임원추천위원회는 18명의 공모 지원자를 대상으로 서류와 면접 심사를 거친 뒤 작년 12월 27일 4명의 후보자를 선정했다.
후보자들은 강면욱 전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이사, 권재완 AJ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 이동익 전 한국투자공사(KIC) 투자운용본부장, 정재호 유진투자증권 사모펀드(PE) 부문 대표다.
나흘 뒤인 12월 31일 취임한 문형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이후 이들 4명의 심사 결과와 평판조회 내용 등을 들여다보며 최종 후보자 선정 절차를 밟고 있다.
문 이사장이 이들 중 1명의 최종 후보자를 추천하면 보건복지부 장관의 승인 절차를 거쳐 선임된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4명의 후보자 중 강면욱 전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이사와 이동익 전 KIC 투자운용본부장이 유력하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강면욱 전 대표이사는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의 대구 계성고·성균관대 동문이다. 이도익 전 본부장은 기획재정부 산하인 KIC의 대체운용실장과 투자운용본부장을 맡은 바 있다.
기금운용본부장은 500조원에 달하는 국민연금기금의 운용을 책임져 '자본시장의 대통령'으로 불린다. 이번에 선발되는 기금운용본부장은 1999년 기금운용본부 출범 이후 7번째 본부장이다. 본부장의 임기는 2년으로 1년 연임할 수 있다.
차기 기금운용본부장 공모는 작년 11월 3일 시작됐지만 이후 이날까지 2개월 21일이 되도록 선임하지 않고 있다. 전임자인 홍완선 본부장은 공모 시작 이후 2개월여 만에 선임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늦어지는 셈이다.
이처럼 인선이 지연되는 데에는 최광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과 홍완선 본부장이 집안 싸움을 겪으면서 동반사퇴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임자가 내분 끝에 같이 물러난 전례를 생각할 때 특히 신중하게 인선해야 하는 상황도 있다. 신임 기금운용본부장 선임에는 문 이사장과의 호흡이 중요한 고려사항일 수밖에 없다.
기금운용본부를 국민연금공단에서 떼어내 독립 공사화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 국민연금 지배구조 개편이 뜨거운 논란 끝에 추진되고 있는 만큼 내부에서 다른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은 피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복지부 관계자는 "최 전 이사장 사퇴로 이사장이 공석인 상황에서 공모가 진행됐고 그 과정에서 문형표 이사장이 취임하면서 검토 기간이 길어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