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 지난해 국내 기업들이 정부의 주주환원 장려 정책에 호응해 자기주식 취득 규모를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작년 주식시장에서는 209개 기업이 10조5932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보다 금액 기준으로 72.3% 증가한 것이다.

시장별로 보면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는 78개 기업이 10조1352억원어치의 자사주를 취득했다.

삼성전자(4조2000억원·우선주 포함), SK(9000억원), SK하이닉스(9000억원) 등이 대규모로 자사주를 취득하면서 취득액이 전년보다 72.3% 늘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131개 기업이 자사주 4580억원어치를 취득했다. 취득액은 전년보다 10.4% 증가한 수준이다.

취득 목적별로는 코스피(47건·5조3943억원)와 코스닥(55건·1829억원) 모두 '주가 안정을 위한 취득'이 가장 많았다.

업종별로 보면 코스피에서는 전기전자, 금융업, 서비스업 등의 자사주 취득 규모가 컸고, 코스닥에서는 IT 부품, 반도체, 디지털콘텐츠 등의 자사주 취득이 활발했다.

자사주 취득 공시는 주가에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거래소가 자사주 취득 공시 이후 1개월 이후의 주가 상승률을 살펴본 결과 코스피 기업은 시장 평균보다 4.81%포인트 높고 코스닥 기업은 3.93%포인트를 웃도는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지난해 국내 상장사들의 자사주 처분은 다소 줄었다.

코스피시장에서는 84개사가 3조3167억원어치의 자사주를 처분해 금액 기준으로 전년보다 10.5% 줄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221개사가 8283억원어치의 자사주를 처분해 전년보다 1.9% 증가했다.

거래소는 "운영자금 조달 및 재무구조 개선 등을 목적으로 한 처분 금액이 큰 폭 감소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