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 두산그룹의 지주회사인 두산이 지난해 최고 실적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지주사 특성상 연결 기준으로 계열사에 영향을 받아 실적이 왜곡되는 경우가 생기지만 자체 사업만 놓고 보면 지난해 최고 실적을 낸 것.
5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은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은 18조9604억원, 영업이익 2646억원을 올렸지만, 당기순손실은 1조70008억원을 기록했다. 손실 규모만 봐서는 어닝쇼크 수준이다.
당기순손실은 두산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두산건설 등 자회사들의 대손상각, 희망퇴직 비용과 같은 일회성 비용이 연결기준으로 합쳐져 크게 보이는 것일 뿐이다. 실제로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878억 원으로 대폭 줄어든다.
두산의 자체사업, 즉 별도재무제표 기준으로 보면 실적은 더욱 양호하다.
두산은 연료전지, 지게차, 전자부품 등을 자체 영위하고 있다. IR 자료에 따르면 두산은 지난해 별도기준으로 매출 1조8736억원, 영업이익 2134억원, 당기순이익 1233억원을 올렸다.
이러한 성과는 연료전지, 지게차, 전자소재 등 영위하는 사업들이 고르게 성장했기 때문이다. 2014년 7월 시작한 연료전지는 불과 1년 반만인 지난해 흑자전환 했으며 5875억원의 수주를 올렸다.
올해에는 국내 공장 신설을 통해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하고 글로벌 시장 공략, 제품 개선 및 원가 절감을 통해 8452억원의 수주를 달성할 계획이다.
지게차 사업 역시 글로벌 시장 축소에도 티어-4 제품 개발, 1.5t 신기종 지게차를 출시하면서 내수 및 해외시장을 공략하고 영국 러쉬리트프 인수를 통한 영국시장 사업확대 등으로 지난해 매출 5997억원, 영업이익 472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티어-5 제품 개발 및 공항물류 사업 확대, 적극적인 북미, 유럽 시장 공략으로 성장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전자기기의 필수 부품인 전자소재를 생산하는 전자사업 역시 지난해 패키지 CCL, OLED 등 고부가 제품 매출 확대와 중화권, 애플 등에 판매를 늘려 매출 5천756억원, 영업이익 464억원을 달성했다. 올해에는 전장용 CCL 사업 강화, 연료전지 관련 소재 개발 등 미래 유망 신사업 발굴 등으로 실적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 관계자는 "국제회계기준을 따르는 ㈜두산이 두산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등 규모가 더 큰 자회사를 단순포함하는 연결재무제표로 공시하다 보니 흑자가 대규모 적자로 나타나게 됐다"면서 "자회사의 재무부담이 전이될 수는 없는 구조인 만큼 개별 회사의 가치는 자체 사업 실적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