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한국 경제가 각종 대내외 악재로 고투하는 가운데 북한발 리스크에 직면했다.

북한은 지난달 6일 4차 핵실험을 단행하고서 한 달여 만인 이달 7일 재차 장거리 로켓(미사일)을 쏘아 올렸다.

일각에서는 북한발 리스크가 한국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을 한층 키울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그간의 사례를 보면 북한발 리스크는 금융시장에 잠시 충격을 줬다가 금세 제자리를 찾아갔다.

1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장거리 미사일 발사, 핵실험 등 과거 북한과 관련한 사태가 발생했을 때 외환시장과 금융시장이 받는 충격은 일시적이었다.

짧으면 다음 거래일, 길면 14거래일 만에 북한발 리스크의 영향은 소멸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북한이 단행한 4차례 장거리 미사일 발사 때도 시장이 받는 영향은 크지 않았다.

북한은 2006년 7월 5일 대포동 2호, 2009년 4월 5일 은하 2호를 발사해 시장의 불안감을 키웠다.

그러나 대포동 2호 발사 때는 당일 주가가 6포인트 하락하는 데 그치고 발사 이후 3거래일 만에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원/달러 환율(이하 환율)은 발사 당일 4원 올랐지만 4거래일 만에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

은하 2호 발사 때는 발사 당일 주가가 오히려 상승했고 환율도 31원이나 하락했다.

이는 두 차례 장거리 미사일 발사가 예견돼 금융시장에 그 우려가 미리 반영됐기 때문이다.

2012년 4월 은하 3호, 같은 해 12월 은하 3호 2호기 발사도 국내외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예견된 사태여서 영향이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오히려 두 사례에서 모두 사건 발생 당일 주가가 상승하고 환율은 하락했다.

북한이 핵실험을 했을 때도 비슷했다.1차 핵실험을 단행한 2006년 10월 9일 주가가 33포인트 하락하고 환율은 15원 상승하며 금융시장이 출렁거렸지만 주가는 5거래일 이후, 환율은 14거래일 이후 이전 수준으로 안정세를 회복했다.

2009년 5월 25일 단행된 2차 핵실험 때는 1차 핵실험 때보다 여진이 적었다.

핵실험 당일 주가는 3포인트 하락하고 환율은 3거래일간 22원 상승했지만 모두 6거래일 만에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2013년 2월 3차 핵실험 당일에는 환율은 오히려 하락하고 당일 주가만 5포인트 빠졌다가 다음날 상승세를 나타냈다.

지난달 4차 핵실험 때는 주가가 6포인트 하락하고 환율은 당일 9.9원 상승했다.

그러나 핵실험보다는 중국 증시 급락 등의 영향이 더 컸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당시 주가는 복합적인 대외 악재 영향으로 21거래일 이후 상승세로 전환됐다.

다만 환율은 다음날부터 바로 안정세를 보였다.

2010년 11월 연평도 포격 때와 지난해 8월 북한의 포격 도발은 예상치 못한 사건이어서 시장이 다소 충격을 받았다.

연평도 포격 때는 주가가 5일간 48포인트 떨어지고 환율은 6거래일간 30원 이상 상승했다가 이후 사태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

북한 포격 도발 때는 주가는 3거래일간 109포인트 하락하다가 8거래일 만에 이전 수준으로, 환율은 3거래일간 14원 상승 후 6거래일 만에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김일성 주석 사망(1994년 7월) 때는 국내 보도 이후 하루 만에 주가가 회복했고 환율은 0.3원 상승하는 데 머물렀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2011년 12월) 당시에는 주가가 63포인트 급락했지만 2거래일 만에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환율은 16원 상승했다가 하루 만에 사망 이전 수준으로 근접했다.

기재부는 이번에도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과거 경험을 보면 2∼3일 지나면 금융·외환시장이 안정됐다"며 "이번에도 북한 미사일 발사 그 자체의 효과는 상당히 제한적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는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금융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날 최상목 제1차관 주재로 긴급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이상징후가 발생하면 상황별 대응계획에 따라 신속하고 단호하게 시장안정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