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 미국 식품의약국(FDA) '관절염 자문위원위회'가 셀트리온의 바이오 복제 의약품(바이오시밀러) '램시마'에 대해 승인을 권고함에 따라 미국 시장 진출을 코앞에 두게 됐다.

자문위의 권고대로 램시마가 향후 FDA의 최종 승인을 받으면 전세계 바이오 의약품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미국에 최초로 발을 디딘 '항체 바이오시밀러'라는 상징적 의미를 갖게 된다. 또 연간 20조원에 달하는 해당 의약품 시장에서 최대 10%의 매출을 선점하는 실익도 함께 누릴 전망이다.

셀트리온 측은 무리가 없다면 이르면 4월에는 정식 승인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처럼 FDA 승인을 낙관하는 이유는 오리지널의약품인 '레미케이드'(성분명 인플릭시맙)와 동등성을 검증받은 데 있다. 이 때문에 램시마는 이미 미국을 제외한 유럽 등 67개국에서 허가를 받아 판매 중이다.

관절염 자문위원위회가 21대 3의 압도적인 지지로 FDA 승인을 권고한 것도 이렇게 검증된 동등성과 유럽 내 대다수 국가의 판매허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시장 진출은 단순히 판매국 명단에 1개 국가를 더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미국은 세계 바이오의약품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이 거대한 시장에 현재 허가돼 있는 바이오시밀러는 1개 품목뿐이고, 램시마와 같이 '항체'를 원료로 한 항체의약품은 아직 허가된 제품이 없다.

램시마가 미국 내 최초의 항체 바이오시밀러로서 선점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거라는 의미다.

램시마의 오리지널 의약품은 2014년에 미국에서 5조4000억원어치가 팔렸다. 상위 개념인 'TNF-알파 억제제' 전체로 시야를 넓히면 미국내 매출액이 20조원에 달한다.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의약품보다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급속도로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셀트리온은 기대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20조원 규모의 미국 TNF-알파 억제제 시장에서 10%만 잠식해도 연간 매출액이 2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며 "램시마가 미국에서 허가를 받으면 국내 제약사의 글로벌 시장 진출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자국 산업 보호를 목적으로 바이오시밀러 도입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던 미국도 의약품 비용이 갈수록 높아지는 상황에서 효능은 같고 가격이 저렴한 바이오시밀러를 끝까지 외면할 수 없었을 거라는 업계의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과 약효 등이 동등한 의약품을 일컫는다. 바이오의약품은 세포, 단백질, 유전자 등을 원료로 제조한 의약품으로 일반 화학합성 의약품보다 비교적 약효가 뛰어나고 부작용이 적은 게 장점이다.

최근 글로벌 제약사들은 바이오 의약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개발하기는 어렵지만 일단 개발하면 고수익을 보장하기 때문이다. 최근 10년 새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의약품 상위 10개 중 7개가 바이오 의약품이라는 조사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