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의 광고 계열사인 제일기획이 글로벌 광고대행사를 상대로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이다.
삼성이 석유화학·방산부문과 일부 남은 석유화학 부문을 잇따라 매각하는 1, 2차 빅딜을 단행한 데 이어 광고 부문까지 매각에 나설지 재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제일기획은 17일 지분 매각설과 관련한 조회 공시 요구에 대해 "주요 주주가 글로벌 에이전시들과 다각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으나 아직 구체화한 바가 없다"고 공시했다.
이날 오전 임대기 제일기획 사장은 사장단 회의에 참석하기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매각설과 관련, "(외신 등을 통해) 계속 나온 얘기"라며 "확인된 바 없다"고 말했다.
제일기획 매각 건은 지난달부터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서 먼저 시작됐다.
프랑스 광고회사 퍼블리시스가 제일기획 지분 30%를 공개매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는 것이다.
퍼블리시스는 WPP, 옴니콤에 이어 글로벌 순위 3위인 광고 회사로 2014년 매출액은 72조5천500억 유로로 제일기획의 12배에 달한다. 스타콤, 레오버넷, 사치앤드사치 등 다국적 광고회사를 계열사로 두고 있다.
퍼블리시스의 제일기획 지분 인수는 현재 미국에서 대행 중인 삼성전자의 매체 광고를 지속하고 물량을 더욱 늘리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제일기획은 매출의 65%를 삼성에서 얻고 있다.
이후 업계에서는 삼성그룹이 전자와 금융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제일기획 지분을 일괄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퍼블리시스가 삼성과 같은 28%를 매수해 공동 경영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삼성물산(12.64%), 삼성전자(12.6%), 삼성카드(3.04%), 삼성생명(0.16%) 등 삼성 계열사는 제일기획의 지분 28.55%를 보유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제일기획은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에 있는 별관을 삼성물산에 매각하기로 했다. 매매일자는 오는 25일, 매각 금액은 256억2500만원이다.
제일기획 관계자는 "무수익 자산 처분에 따른 향후 투자재원 확보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전부터 검토해온 사안으로 오늘 이사회에서 최종 결정됐다"며 매각설과는 선을 그었다.
그러나 삼성그룹의 실질적인 지주사 역할을 하는 삼성물산이 제일기획의 별관 토지 및 건물을 매입, 제일기획이 삼성과는 결별하는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미디어펜=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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