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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진권 소장 |
철도노조가 파업에 돌입했다.
수서발 KTX 운영회사 설립이 철도민영화로 이어진다는 주장이다. 이들이 주로 사용하는 논리는 철도의 ‘공공성’이며, 그 의미는 정부가 맡아야 한다는 것이다. ‘공공성’은 관련 이해집단의 노조에서 사용하는 대표적 용어다. 주장에 앞서 항상 공공성을 먼저 내세운다. 철도, 버스, 주택, 방송, 문화, 예술 등, 그 예가 수없이 많다. 공공성을 내세우는 이유가 뭘까? 공공성은 감성적인 단어이므로, 국민들의 심성을 파고든다. 이윤의 논리보다 공익논리가 우선한다는 어감을 준다. 우린 이윤을 나쁘게 보는 경향이 있고, 공익이 사익에 우선해야 한다는 사고가 지배적이다.
조선시대 성리학 체계에서도 사익은 교육받지 못한 소인배들의 행위고, 선비는 사익을 멀리하고 공익만을 추구해야 한다고 가르쳤다. 이런 역사적 배경이 우리 국민의 사고에 깊이 깔려있어, 공공성이 국민들의 감성을 파고들 수 있었다.
공공성이란 추상적 단어가 실제로 의도하는 바는 정부에서 맡아야 한다는 것이다. 즉 세금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러나 세금으로 운영되면 경쟁이 필요없다. 공공성 명분을 강조할수록, 경쟁에서 멀어져 신의 직장을 만들 수 있다. 공공성을 강조하는 이해집단의 주장은 정치적으로 쉽게 지지를 받을 수 있다. 우선 이해집단은 그들만의 이익을 위해 정치인들과 쉽게 거래가 가능하다.
정치인들은 세금을 배분하는 역할을 하므로, 그들 돈이 아닌 이상, 본인들의 정치적 지지를 가장 높일수 있는 선택을 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이해집단의 정치적 단결력과 행동력은 엄청나므로, 이를 정치인들은 이용한다. 공무원 입장에서도 이해집단의 논리에 편승하는게 사적이익이 크다. 세금이 투입되면, 그만큼 정부의 감독과 감시가 높아지므로, 관료의 권한이 강해진다. 아울러 이들 이해집단의 직장은 관료들이 퇴직 후에 가는 ‘신의 직장’이 되기도 한다. 이처럼 이해집단, 정치인, 관료들은 서로 사익관계를 같이하기 때문에 쉽게 결탁이 가능하여 현실화된다.
공공성을 주장하는 이해집단들은 ‘사익’을 나쁘게 보고, ‘공익’을 주장한다. 그러나 실제 구조를 보면 사익을 위해 공공성을 이용한다. 이들은 ‘신의 직장’이란 사익을 추구하는데, ‘공공성’이란 구호가 가장 효과적임을 알고 있다. 이들 사익추구하는 이해집단에 편승해서, 사익을 은밀히 추구하는 집단들이, 정치인과 관료들이다. 입으로는 공익을 애기하면서, 실제로 사익을 챙길수 있는 구조가 은밀하게 매력적이므로 현실화가 가능한 것이다. 이미 국부론의 저자인 아담 스미스는 이를 200여년 전에 ‘나는 공익을 강하게 주장하는 사람치고, 실제로 공익을 위해 일하는 사람을 본적이 없다’고 지적하였다.
철도는 중요한 국가의 교통망이다. 그러나 중요하기 때문에 ‘공공성’ 논리로 정부가 맡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하기 때문에 국민들이 더 높은 서비스를 받도록 구조개혁을 해야 한다. 개혁의 핵심은 경쟁이다. 경쟁이 작동하지 않는 곳이면, 어떤 분야이든지 세금낭비가 높을 수밖에 없다. 국민들의 세금을 낭비하는 곳에 ‘공공성’이란 커튼으로 치부를 가릴 뿐이다. 이제 공공성 논리에 드리워진 이해집단들의 신의 직장을 추구행위를 국민들에게 알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