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을 둘러싸고 찬성과 반대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미래창조과학부와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24일 오후 서울 양재동 더케이서울호텔에서 SK텔레콤·CJ헬로비전 인수합병 공청회를 열어 각계의 의견을 수렴했다.
미래부는 이달 초 이번 M&A에 대한 찬반 양진영의 관계자들을 초청해 난상토론을 벌인데 이어 이날 학계, 시민단체뿐 아니라 M&A 당사자와 두 회사 인수합병의 직접적 영향을 받는 사업자 대표 등 이해관계자까지 불러 모아 다각도로 의견을 구했다.
이날 행사는 M&A 승인에 대한 사실상 마지막 의견수렴 절차여서 정부의 최종 판단도 오래걸리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먼저 여재현 KISDI 통신실장과 이종원 KISDI 방송제도그룹장이 발제자로 나서 통신시장 경쟁, 이용자 보호, 공익, 방송의 지역성 구현, 유료방송 발전 등에 대한 찬반 양론을 소개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찬반 양론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그동안 장외공방으로 일관하던 기업들이 공식 석상에서 첨예한 신경전을 벌였다.
이상헌 SK텔레콤 CR전략실장은 "경쟁사들이 구체적인 증거 없이 가상의 시나리오만으로 인수합병의 문제를 주장하고 있다"며 "이동통신 시장은 점차 매출이 하락하는 시장으로 지배력 논의는 더 이상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탁용석 CJ헬로비전 상무는 "(합병 반대론자들은) 케이블TV 가입자가 계속 이탈하고, 수익성이 악화되는 작금의 현실이 방치돼야 하는 것이냐"고 반문한 뒤 "합병 이후 케이블TV 가입자를 IPTV로 인위적으로 유인하지 않고 1천7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콘텐츠 사업자와의 상생을 꾀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KT와 LG유플러스는 합병의 부당성을 파고들었다.
김희수 KT 상무는 "이번 인수합병은 이동전화 시장을 20년 동안 지배해온 SK텔레콤이 알뜰폰과 유료방송 1위 사업자인 CJ헬로비전을 인수함으로써 경쟁사를 없애버리는 것에 다름 아니다"라며 "이동전화, 유료방송 지배력이 상호전이됨으로써 소비자 후생 감소, 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또 "아무리 좋은 투자 약속을 해도 지키도록 강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기 마련"이라고 덧붙였다.
박형일 LG유플러스 상무는 "알뜰폰 시장에서는 CJ헬로비전이 그나마 유일하게 결합상품을 만들어 경쟁할 수 있는 회사인데 이런 회사를 SK텔레콤이 인수하면 사업자가 줄어 경쟁이 제한된다"며 "결국 정부 정책을 무력화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민단체와 통신·방송협회 관계자들은 이번 합병이 사회 각 부문에 큰 파급효과를 몰고 올 수 있다며 정부의 신중한 판단과 결정을 주문했다.
윤석구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 대표는 "알뜰폰이 가계통신비 절감에 큰 몫을 하고 있는 데에는 1위 사업자인 CJ헬로비전이 상당한 역할을 해왔다"며 "합병 이후 알뜰폰 경쟁력이 저해되지 않도록 합리적인 대책이 마련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부는 이날 공청회에서 제기된 의견을 종합해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인수에 대한 인가 심사에 반영할 예정이다.
[미디어펜=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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