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 미래에셋증권이 대우증권 인수를 위한 확인 실사 과정에서 최소 300억원 규모의 가격 삭감 요인을 확인하고 산업은행 측에 조정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18일 마무리한 3주(15영업일)간의 확인 실사 과정에서 대우증권 일부 해외법인의 영업권 평가가치 하락을 포함해 300억원 이상의 가격 삭감 요인을 찾아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300억∼400억원가량은 삭감 사유가 분명해 확실히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애매한 부분도 700억∼8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양측이 지난달 25일 체결한 주식매매계약(SPA)에 따르면 확인 실사 결과를 토대로 한 자산가치 변동분 등을 반영하는 가격 조정은 건당 최소 5억원 이상이어야 하고, 모든 조정 건수를 합한 조정액이 입찰가의 1%를 초과할 때만 요청할 수 있다.
단, 가격 조정폭은 입찰가의 3%로 제한된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12월21일 진행된 본입찰에서 산업은행이 보유한 대우증권 지분 43%의 입찰가로 2조3853억원을 제시했다. 따라서 양측의 협상 결과에 따라 최대 715억원에 달하는 가격 조정이 이뤄질 수 있는 상황이다.
최근 대우증권의 주가가 10년 만에 최저치인 7000원대로 하락하면서 산업은행이 매래에셋 측의 가격 조정 요청에 유연하게 대응할 것이라는 관측도 업계 일각에서는 나오고 있다.
현재 대우증권의 주가는 지난 24일 종가 기준 7700원으로 본입찰 당일 종가 1만1000원보다 30%나 떨어졌다.
그러나 산업은행은 가격 조정 가능성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산업은행의 한 관계자는 "회계적·법률적 검토를 거쳐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한도에서만 가격 조정이 가능하다"며 "객관적 논리와 법률적 근거에 따라 합리적인 범위 안에서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도 "대우증권 주가 등락과 상관없이 실사를 통해 확인한 객관적인 부분에 대해서만 가격 조정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날 산업은행에 확인 실사 결과를 반영한 가격 조정 요청서를 제출하고 26일부터 본격적인 협상에 착수한다.
SPA에 따르면 양측은 2주(10영업일) 안에 가격 조정을 끝내야 한다. 다만, 합의에 따라 협상을 1주일(5영업일) 연장할 수 있다.
따라서 늦어도 다음 달 18일께는 최종 매매가격이 확정될 전망이다.
[미디어펜=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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