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문제 협력 빌미 미국 남중국해·중국 사드 반대 지지 요청
G2 미국과 중국이 동북아 평화의 핵심축으로 부상한 한국을 자국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경쟁적인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가?

일본의 진보성향 아사히신문은 지난 25일 미국과 중국이 한국에 대해 북한 문제에 대한 협력을 빌미로 자신의 주장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중국이 사드의 한국 배치에 반대하고, 미국은 남중국해 문제에 대한 명확한 지지를 요청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과 중국의 지지를 확보하려는 한국정부는 미·중의 경쟁적 러브콜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시히는 이어 한 외교소식통의 말을 빌려 중국이 한국에 대해 “대북 제재에 협력하는 대신 사드에서 양보를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신문은 이어 미·중의 외교공세에 대해 어려운 대응을 요구받고 있다고 했다.

미국과 중국의 한국잡기 경쟁은 최근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도발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면서 비롯됐다. 미국과 한국은 북한 김정은의 무모한 도발에 맞서 곧바로 사드배치라는 초강수를 둔 것. 사드가 미·중간의 물러설 수 없는 파워게임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 일본의 진보성향 아사히신문은 지난 25일 미국과 중국이 한국에 대해 북한 문제에 대한 협력을 빌미로 자신의 주장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오바마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사진=연합뉴스

미국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에 대응해 주한미군과 한국방위를 위해 사드배치라는 비장의 보검을 꺼냈다. 중국도 비상이다. 사드가 북한도발을 막기위한 것이 아닌, 자국의 안보를 위협한다며 강력히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외교부 수뇌가 총출동해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사드반대 입장을 설파하고 있다. 한국에 대해선 사드기지 1시간내 폭파와 한·중관계 순식간 파국등을 언급하며 한국을 압박중이다.

추궈홍 주한중국대사는 최근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 사드가 배치되면 한·중관계는 순식간에 파국을 맞을 수 있다고 협박했다. 김종인대표는 국장급 대사를 만나 사드문제에 대해 국격을 저버린 저자세를 보였다. 국민들은 김 대표와 더민주의 국격포기 행태와 안보를 정치공세로 삼는 것에 대해 불만을 표출했다.

사드배치 문제가 자칫 미·중간의 탄도미사일(ABM) 소용돌이로 빠져드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미국의 사드배치가 현실화할 경우 미국과 힘겨운 군비경쟁을 벌여야 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중국의 옆구리에 미국이 막강한 칼을 들이대는 것으로 걱정하고 있다. 레이건 대통령은 80년대 탄도미시일을 격추시키는 요격미사일과 국가미사일방어망을 대대적으로 구축해 옛 소련을 해체시켰다. 옛 소련이 미국의 국가미사일 방어망에 맞서 군비경쟁을 벌이다 몰락한 것이다.

중국은 사드배치로 인해 제2의 옛 소련이 되지 않을까 잔뜩 우려하고 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최근 워싱턴에서 회동, 사드배치를 놓고 갈등을 벌였다. 이 와중에서 미국과 중국은 유엔을 통한 대북강경제재 카드를 조율했다. 왕이는 유럽언론과의 회견에서 ‘항장무검(項莊舞劍) 의재패공(意在沛公)’이란 고사를 인용해 사드배치를 강력히 반대했다. 미국이 한국(항장)을 이용해 중국(유방)을 치려는 포석이라는 것이다. 그만큼 중국은 사드를 무시무시한 전략무기로 보고 있다.

왕이는 미국과 북한이 평화협정 체결도 협상해야 한다고 했다. 비핵화협의와 함께 동시에 현재의 휴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해야 한다는 것. 이는 한국의 입장과 배치된다. 한국은 그동안 북한의 비핵화가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의 입장은 자칫 북한의 입장과 일치할 수 있다. 평화협정 체결을 통해 한미동맹 해체 및 주한미군 철수를 노리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아시히신문의 보도는 미·중간 전략무기 파워게임에서 한국이 어렵고 신중한 선택을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정부는 안보와 경제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중국과는 대북제재공조 및 한반도비핵화를 성사시켜야 한다. 연간 3000억달러에 이르는 양국 교역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미국과는 강력한 한·미동맹을 통해 북한의 도발을 저지하고, 5000만 국민안위를 지켜야 한다.
[미디어펜=이서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