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 지난해 10월 금융당국의 '사모펀드 활성화 방안' 도입 이후 진입 장벽이 대폭 낮아지면서 한국형 헤지펀드의 설정액이 4조원을 돌파했다.

26일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한국형 헤지펀드의 운용자산(AUM)은 지난달 말 기준 4조1048억원을 기록하며 도입 4년 만에 4조원대로 커졌다.

올 들어서만 7000억원이 순유입됐다. 작년 한 해 동안 9000억원이 들어온 것을 고려하면 성장 속도가 두드러진다.

헤지펀드 운용사도 작년 말 17개에서 올해 3월 말 26개로 늘어났고, 펀드 개수도 같은 기간 46개에서 78개로 증가했다.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 같은 증가세는 금융당국의 '사모펀드 활성화 방안' 이후 진입 장벽이 크게 낮아진 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투자(헤지펀드)형 사모펀드 운용사를 인가제가 아닌 등록제로 바꾸는 내용이 포함된 새 자본시장법이 작년 10월부터 시행했다.

신규 진입 운용사들이 크게 늘어났지만 삼성자산운용은 1위 헤지펀드 운용사 지위를 확고하게 지키고 있다.

올 3월 말 기준 삼성자산운용의 운용액은 1조1906억원으로 시장 점유율 29%를 차지했다. 기존 2~3위권인 미래에셋자산운용(11.0%)과 브레인자산운용(7.2%)과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

반면에 신흥 강자로 떠오른 안다자산운용(9.2%)과 쿼드자산운용(6.8%)의 선전이 돋보였다.

헤지펀드 시장은 향후 더 커질 것이라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관측이다.  우선 국민연금의 헤지펀드 투자가 올해 하반기에 시작될 전망이다.

손미지 연구원은 "한국형 헤지펀드가 아닌 해외 재간접 헤지펀드로 국민연금의 투자가 시작되지만, 트랙 레코드(운용 성과)가 확인되면 수년 내 한국형 헤지펀드 투자도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위원회가 사모투자 재간접펀드 판매를 허용하는 내용의 자본시장법 개정을 다시 추진하는 점도 긍정적"이라며 "일반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재간접 헤지펀드 판매가 허용되면 국내 헤지펀드 시장의 저변이 크게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년 한국형 헤지펀드 규모로 6조8000억원, 펀드 개수로는 130개를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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