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정단비 기자]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구조조정과 관련해 "목표와 대상에 관해 시장에 명확한 시그널을 주는 것이 중요하므로, 조선‧해운업으로 그 대상을 명확히 했다"고 밝혔다.
1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9일 출입기자단과의 오찬자리에서 "과거의 기업구조조정 경험을 돌아보면 가장 두려운 것은 바로 신용경색 현상(credit crunch)으로서 경제 전반에 대한 무차별적 구조조정으로 오인되는 경우 은행들의 연쇄적인 기업 자금회수로 멀쩡한 기업도 쓰러뜨리는 결과(흑자도산)를 야기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임 위원장은 "우리 경제의 안정을 위해 부채문제 해결이 필요하며 특히 기업부채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기업구조조정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며 "글로벌 경기침체, 중국 기업의 성장 등으로 초래된 구조적 공급과잉 문제이므로 개별기업 단위가 아닌 업종 단위 접근을 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임 위원장은 "작년 10월부터 정부내 협의체를 만들어 정부가 업종 단위 접근을 통해 조선‧해운‧철강‧석유화학‧건설 등 5대 경기민감 업종에 대한 구조조정 방향을 제시, 외부의 압력으로 최근들어 뒤늦게 구조조정을 시작하였다는 것은 명백히 잘못된 평가이며 일부 현안 조선‧해운사의 경우 구조조정 일정상 현 시점에서 제기될 이슈가 표면화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울러 기업구조조정 추진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금융기관이 어디인지를 밝히는 것이 중요하며 조선‧해운업에 대한 국내 금융권 익스포저의 대부분(60% 이상)은 산은‧수은이 보유, 기업구조조정을 위한 자본확충 대상은 국책은행(산은‧수은)임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임 원장은 "기업구조조정시 해당 기업을 가장 잘 알고 있고 여신을 보유한 채권단이 중심이 돼 해당 기업과 협의하에 추진하는 원칙이 철저히 유지될 필요가 있다"며 "개별기업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정부가 구조조정을 주도할 경우 전문성 부족으로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으며 WTO 제소 등 통상문제, 모럴해저드 발생 가능성, 특혜시비 등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덧붙였다.
또한 중앙은행이 국가적 위험요인 해소를 위해 적극적 역할을 수행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해 한국판 양적완화를 추진해야한다고 했다.
그는 "한국판 양적완화의 방법으로는 산금채‧수은채 발행 등을 통한 유동성 확보와 국책은행 자본확충을 생각할 수 있다"며 "유동성 확보의 경우 기재부, 한은 등 관계기관이 매크로 차원에서 논의할 예정"고 말했다.
이어 "자본확충의 경우 조선‧해운업의 익스포저의 대부분을 산은‧수은이 보유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이들 국책은행에 대한 자본확충이 시급하고 우선적으로 필요하다는 생각한다"며 "국책은행의 자본확충 규모, 방식 등에 대해서는 기재부, 한은 등 관계기관과 내주부터 논의해 나갈 예정이며 한은출자의 경우 필요시 산은법 개정 등을 통해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디어펜=정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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