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도 구조조정 적극적 역할 수행해야 강조
[미디어펜=이서영 기자]금융당국이 한은도 구조조정에 적극 개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부의 양적 완화정책에 미온적인 입장 내지는 거부하는 스탠스를 취해온 한은에 강한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최근 중앙언론사 부장들과의 간담회에서 중앙은행이 경제위기시에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한은이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에 출자를 해주고, 이 돈을 바탕으로 해운 조선 등 부실업종의 구조조정, 인수합병 재무구조 개선에 활용해야 한다는 게 정부의 방침이다.

박근혜 대통령도 지난달 언론사 편집국장 보도국장 오찬 간담회에서 한국적 양적 완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청와대와 유일호 경제팀은 한은과 정부가 이인삼각으로 구조조정 효과를 내야 한다는 시각을 공유하고 있다.

   
▲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최근 중앙언론사 부장들과의 간담회에서 중앙은행이 경제위기시에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한은이 반대입장을 갖고 있다는 점. 한은이 발권력을 이용해 특정산업 구조조정에 참여하는 전례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은 기축통화 국가가 아닌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주 윤면수 한은 부총재보가 구조조정은 정부재정으로 해결해야 하며, 한은의 국책은 출자는 국민적 동의가 필요하다고 반발했다. 윤부총재보는 이주열 총재의 측근이다. 이 총재가 껄끄러운 사안에 대해 참모의 입을 빌려 정부와 청와대에 노(No)라는 사인을 보낸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에선 이주열의 한은이 한국적 양적 완화에 반대하는 국민의당, 더민주당에 기대서 청와대와 정부에 노골적인 반기를 들었다며 불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은의 독립성에 안주해 경제위기 수습에 협조하지 않는 것은 무책임하다는 비판도 무성하다. 물가안정에만 안주하는 것은 과거의 패러다임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조선 해운의 부실은 70조원이 넘는다. 중앙은행이 이들 업종의 구조조정을 정부에만  떠넘기는 것은 무책임한 행태라는 불만이 많다.

박 대통령에 이어 임종룡 위원장이 한은의 구조조정 역할을 강조함에 따라 청와대 및 정부와 한은간에 향후 협력방안에 관심이 모아진다. 이주열 총재가 노골적으로 반기를 지속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한은법 개정이 없어도 얼마든지 구조조정에 협력할 방안이 있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와 금융위도 국채 발행등을 통해 산은 자본 확충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다만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주장하는 공적 자금 투입과 추경편성은 현재론 검토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공적자금은 채권단과 대주주의 손실분담이 확정돼야 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혈세를 투입하는 것이야말로 국민적 동의가 필요하고, 격렬한 정치적 공방으로 비화할 수 있다. 공적자금 투입은 나라경제가 초토화한 지난 외환위기 때에 이뤄졌다. 당시는 정부는 물론 정치권 노조도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공적자금 투입에 공감대를 이룬 바 있다.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조선 해운등의 부실업종의 구조조정을 미루면 더 큰 재앙을 몰 수 있다. 미국 FRB나 일본은행, 유럽중앙은행처럼 신속한 경제위기 수습과 구조조정을 위해선 타이밍이 생명이다. 한은 발권력 동원과 재정투입은 당장이라도 카드로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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