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 현대상선이 채권단이 제시한 용선료 협상 데드라인인 오는 20일을 앞두고 선박을 임대해준 주요 외국선사들을 국내로 초청한다. 생사기로를 가를 용선료 인하 협상에 막바지 총력을 가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15일 "이번 주 안에 현대상선 협상팀이 막판 용선료 협상을 진행 중인 외국 주요 선사들의 서울 초청을 고려하는 것으로 안다"며 "채권단의 경우 선사들로부터 만나자는 요청이 나온다면 응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제까지는 현대상선 및 법률회사가 20여개 해외 선사들을 돌면서 개별 논의를 진행해 왔다.

이 과정에서 논의가 긍정적으로 진행된 곳도 있지만, 일부 선사들은 치열한 눈치작전을 벌여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협상팀은 논의가 진전되지 않는 선사들을 한 자리에 불러 모든 것을 터놓고 마지막 담판을 벌이는 방안을 고려하게 됐다.

현대상선 협상팀이 초청을 고려하는 선사는 대형사 중 5~6곳인 것으로 전해졌다.

나아가 금융당국도 해외선사들의 요청이 있을 경우 이를 신중히 고려하겠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관계자는 "아직은 관련 논의가 진전되지 않았다"며 "만일 요청이 들어오면 그 이후에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국과 채권단은 특히 최근 현대상선이 제3의 해운동맹에서 일단 제외되면서 용선료 협상 결과가 더욱 중요해졌다고 판단하고 있다.

당국과 채권단은 용선료 협상에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끌어내고 재무구조 건전성을 개선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제3 해운동맹에 추가 합류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산은은 "현대상선의 경영정상화 작업이 완료되면 부채비율이 200% 수준으로 대폭 개선되고, 재무 안정화가 이뤄지면 동맹 편입 활동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이를 적극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는 현대상선이 용선료 협상을 예정된 시한까지 성사시키고, 사채권자와 채권금융기관 등의 채무 재조정이 뒷받침돼야 성공할 수 있다"며 "정상화를 위해 모든 이해관계자의 동참을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용선료 협상이 실패로 돌아간다면 해운동맹 합류가 어려워지는 동시에 정상적인 구조조정 절차를 계속 진행하기 힘들어질 전망이다.

앞서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6일 금융위에서 '제3차 산업경쟁력 강화 및 구조조정 협의체' 회의를 연 뒤 "해운업계 구조조정의 핵심 포인트는 용선료 협상이며, 이 협상이 안 되면 이후 과정이 무의미해진다"면서 "용선료 조정이 안 되면 채권단이 선택할 옵션은 법정관리뿐"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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