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 회삿돈을 횡령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도박판을 벌인 혐의로 기소된 장세주(63) 동국제강 회장이 징역 3년6개월을 받았다.
18일 서울고법 형사1부에 따르면 장 회장이 최고경영자의 지위를 망각하고 회삿돈을 빼돌려 거액의 해외 도박을 계속해 이러한 형과 함께 추징금 14억1894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장 회장은 과거 횡령 혐의로 집행유예를 받고도 다시 77억여원을 횡령했고 이 중 일부는 동국제강 임직원을 동원해 조직적으로 미국에 보낸 뒤 라스베이거스 카지노 VIP 디파짓(보증금) 등으로 사용했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에 끼친 피해액은 대부분 회복됐지만 동국제강과 직원들이 입은 무형의 손해, 명예를 회복하기에는 부족하다"며 "동국제강과 시장의 발전을 위해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2심은 장 회장의 배임·횡령 액수가 총 139억원으로 1심이 인정한 127억원보다 더 많다고 봤다. 검찰이 미국 사법당국과의 국제공조로 받아온 DVD 8장 분량의 미국 카지노 내부 전산 자료를 새로 증거로 채택해 '단순도박'만을 인정한 1심을 파기하고 '상습도박'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10여 년간 1년에 한 번 빈도로 카지노를 방문하여 도박성이 매우 높은 바카라 도박을 한 점, 방문 시 도박시간, 한 판당 베팅 금액, 도박으로 딴 돈과 잃은 돈의 규모 등에 볼 때 상습성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부 횡령 혐의가 무죄가 나거나 액수가 줄어든 점과 장 회장이 회사에 끼친 피해액을 대부분 변제하고 주주·임직원이 선처를 탄원하는 점 등을 반영해 형량은 1심과 같게 정했다.
앞서 장 회장은 지난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동국제강 자금 208억원을 횡령해 라스베이거스 고급 카지노호텔에서 바카라 도박을 하거나 개인 채무를 갚은 혐의 등으로 지난해 5월 구속기소 됐다.
그는 자신의 일가에게 배당금을 몰아주기 위해 동국제강에 배당을 포기시키고 개인 보유 부실채권을 회삿돈으로 처리하는 등 회사에 약 100억원의 손해를 입힌 혐의도 받았다.[미디어펜=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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