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서영 기자]“노동개혁의 골든타임이 끝나가고 있다.”
김현숙 고용복지수석이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19일 국회가 본회의를 열어 각종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노동개혁법안은 끝내 제외됐다. 노동개혁법안의 국회통과가 무산되는 순간이었다. 청와대에서 노동개혁을 주도해 온 김현숙 수석은 이날 오후 4시30분 기자실이 있는 춘추관을 찾아 안타까움을 호소했다.
김수석은 “우리는 많은 국가들이 개혁의 시기를 놓쳐서 한순간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모습들을 보아왔다”면서 “국회가 조속히 노동개혁 입법을 마무리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20대 국회에 재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불퇴전의 의지를 다졌다.
|
|
|
▲ 김현숙 고용복지수석이 19일 춘추관을 찾아 "노동개혁의 골든타임이 끝나가고 있다"며 "국회가 조속히 노동개혁 입법을 마무리해 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사진은 지난 4월 22일 김현숙 고용복지수석(왼쪽)과 조신 미래전략수석이 청와대에서 열린 2016 국가재정 전략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기자회견 도중 통한의 눈물을 흘린 김수석은 “노동개혁은 여야간 정치적 쟁점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청년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기업들의 투자 촉진을 위해선 노동개혁을 더 이상 미룰 수 없음을 절박하게 설명했다.
지난 1년간 주말도 반납한채 노동개혁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분투해 온 김수석으로선 만감이 교차하는 듯 했다. 경제활성화와 노동개혁에는 나몰라라 하고, 정치적 공방만 벌여온 19대 국회가 야속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나라의 미래를 걱정하고,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라면 노동개혁을 해야만 하는 상황을 애써 무시하는 정치권이 답답할 수밖에 없게 됐다.
프랑스 올랑드 대통령은 지금 자신의 지지기반인 노동계를 배반하면서까지 경영난에 따른 해고 등과 관련한 노동시장 유연화와 근무시간 연장법안을 긴급명령을 동원해 통과시켰다. 유럽의 병자로 전락하고 있는 프랑스는 청년실업률이 25%를 넘어서고 있다. 제조업체들이 국내 투자를 기피하고 해외로 탈출하고 있다. 올랑드는 테러보다 실업과의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그동안 여야, 특히 야당에 노동개혁법안의 중요성을 호소해왔다.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오로지 기득권노조인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을 감싸느라 노동개혁을 외면해 왔다.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와 야당의원들은 지난해 11월 광화문 일대를 폭력시위와 아수라장으로 만든 한상균 민주노총위원장과 폭력노조세력을 옹호하고, 불법시위를 진압하려는 공권력을 비난하는 작태도 보였다. 국민들이 분노했다.
대한민국이 올랑드 리더십을 벤치마칭하지 못하면 남미형 경제로 전락할 것으로 우려된다. 여야는 20대 국회에선 국가의 미래를 위해 노동개혁법안을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 골든타임을 더 이상 외면해선 안될 것이다.
김현숙 수석의 간절한 호소를 더 이상 무시하면 안된다. 김수석이 이날 흘린 눈물이 야당의 대승적 결단과 협조를 구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
[미디어펜=이서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