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2%대로 내려잡았다.
KDI는 24일 내놓은 '2016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2월 제시한 3.0%에서 2.6%로 0.4%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이는 정부가 예상하는 올해(3.1%) 성장률 전망치보다 0.5%포인트(P) 낮은 것으로 지난해(2,6%) 성장률 확정치와 동일하다.
KDI는 내년 전망치로는 2.7%를 제시했다. 한국경제가 2%대의 저성장 구조에 진입한 것으로 평가된다.
KDI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한국은행(2.8%), 국제통화기금(2.7%), 경제협력개발기구(OECD·2.7%)는 물론 현대경제연구원, LG경제연구원 등 국내 민간연구기관의 2% 중반 전망치와 비슷한 수준이다.
특히 KDI의 전망치는 현재 진행 중인 산업 구조조정에 따른 영향을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이를 감안할 경우 올해와 내년 성장률은 더 둔화될 수 있다.
김성태 KDI 거시경제연구부장 겸 금융경제연구부장은 "구조조정 과정에서는 실업 증가, 이로 인한 가계 구매력 하락 및 소비·투자심리 위축으로 실물경제가 둔화될 수 있다"면서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에는 이같은 부정적인 영향을 포함하지 않았는데 (반영되면) 성장률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KDI는 올해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경제성장률이 2.7%로 전분기(3.1%) 보다 하락하면서 경기 전반이 둔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KDI는 우리 경제 성장률이 2분기 3.0%, 3분기 2.4%, 4분기 2.2%로 예상하는 등 상고 하저의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조선과 해운 등의 구조조정으로 제조업이 부진을 지속하는 데다 서비스업 증가세도 점차 완만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내수는 민간소비와 설비투자를 중심으로 전반적인 개선세가 약화되고 있지만 추가 둔화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전망했다.
총고정투자 증가율은 지난해 3.8%에서 올해 2.1%, 이중 설비투자는 5.3%에서 -3.0%로 급감할 것으로 예상했다.
총소비와 민간소비는 전년과 동일한 2.4%와 2.2%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KDI는 저유가 등 국제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라 수출 및 수입 부진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총수출은 전년 대비 1.0%, 총수입은 2.0% 증가해 지난해(총수출 0.8%, 총수입 2.0%)에 이어 낮은 증가세를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다.
상품수출은 0.2%, 상품수입은 0.8% 증가해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할 것으로 분석됐다.
수출보다 수입이 더 많이 줄어 대규모 흑자를 시현하는 '불황형 흑자'로 인해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1103억 달러로 전년(1059억 달러) 보다 확대될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0.7%에서 올해 1.1%, 내년 1.7%를 나타낼 것으로 예측했다.
KDI는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점차 감소하고 성장세가 약화되면서 취업자수 증가폭마저 축소돼 올해 실업률은 전년(3.6%) 보다 상승한 3.8%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KDI는 우리 경제의 대내적인 위협요인으로 부실기업 구조조정 지연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와 대규모 실업 등을, 대외적으로는 세계경제 성장률 정체, 중국의 급격한 구조조정,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신흥국 경기 급락 등을 꼽았다.
KDI는 이런 상황에서 부실기업 구조조정을 위해 재정이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성장잠재력 확충과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만 기업구조조정은 책임주의에 입각한 손실부담과 최소 비용이라는 원칙 아래에서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부장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경기의 부정적 파급효과가 크게 나타나면 추경을 편성하는 게 타당하다고 본다"면서 "영향이 크지 않다면 내년 예산에 미리 반영해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통화정책에서는 물가상승률이 물가안정목표에 안착할 수 있도록 완화적으로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금융정책은 집단대출 등 가계대출 규제의 사각지대를 축소해 건전성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연구부장은 "한은의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것이 KDI의 판단"이라며 "금리를 충분히 인하할 여력이 있고 시장의 기대도 형성돼 있다. 지금 금리를 인하하면 구조조정 과정에서의 경기 하방 압력을 완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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