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찬반투표 강행, 고통분담 거부 땐 국민혈세 기대말라
[미디어펜=이서영 기자]도덕적 해이가 도를 넘었다. 수십조원의 분식회계의혹을 초래해놓고서도  반성할 줄 모른다. 조단위 국민혈세를 투입해야 하는데도, 처절한 반성과 참회는 없다. 오로지 자기 몫만 챙기면 된다는 기득권 노조의 이기주의가 극성을 이루고 있다. 이대로 가면 국민들이 분노할 것이다. 초대형 부실기업에 천문학적인 국민혈세를 투입하는 것은 재고해야 한다는 국민들의 질책이 커질 것이다.

대우조선 노조가 13일 파업 찬반투표에 돌입한 것은 참으로 무책임하다. 기득권 노조가 아직도 정신을 단단히 못차리고 있기  때문이다. 파업명분은 황당하다. 일방적인 구조조정을 막겠다고 한다. 총고용도 보장하라고 했다.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는 노조의 이기심이 극명하게 드러나 있다. 국민들에게 혈세는 단단히 달라고 하면서, 자신들은 고통분담을 하지 않겠다는 노골적인 행태다. 손실은 국민에게 전가하고, 자신들의 기득권은 조금도 잃지 않겠다는 심보다.

대우조선은 중환자실에 있다. 채권단의 수혈이 없이는 독자생존할 수 없다. 대우조선의 부실은 천문학적이다. 지난 수년간 범죄적 수준의 초대형 분식회계를 저질렀다. 역대사장과 임직원들은 분식회계를 통해 영업이익을 내는 것처럼 위장했다. 분식회계에 책임이 있는 전직 사장들은 고액연봉을 받았다. 퇴직시 경영성과를 냈다면서 성과급까지 두둑히 챙겼다.

노조도 사측과 공생관계를 이루며 호의호식했다. 노동계에서 최고수준의 연봉을 받으면서 안주했다.

   
▲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13일 6시 30분부터 파업 찬반 투표를 시작했다. /사진=대우조선 노동조합 홈페이지

대우조선 부실을 보면 억장이 무너진다. 검찰이 밝혀낸 대우조선 경영비리 사례를 보면 해도 너무했다는 분노를 낳고 있다. 대우조선은 2013년과 2014년에 각각 4409억원, 4711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고 공시한 바 있다. 대우조선은 돌연 올들어 정반대의 분식회계규모를 고백했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누적적자가 무려 2조6000억원이라고 정정공시했다.

대우조선은 외환위기 대우그룹 공중분해후에 공적자금을 지원받아 회생의 길을 걸었다. 다시금  대형 부실사고를 쳤다. 채권단의 자금수혈을 받아야 연명하는 신세로 전락했다. 채권단이 산소호흡기를 떼어내면 곧바로 호흡을 멈추게 된다. 백척간두의 위기에 직면했다.

분식회계 의혹을 받는 전직 사장과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도 심각하다. 검찰 수사에서 명백하게 가려져야 한다. 전직 경영진은 법의 단죄를 받아야 한다.

노조도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초대형 위기속에서 노조는 관계없다는 식의 행태는 국민들의 공감을 얻지 못한다. 노조가 파업찬반 투표를 벌이는 것은 막장드라마수준이다. 정부나 채권단은 이번 경영진과 노조의 극심한 도덕적 해이를 용납해선 안된다.

마침 채권단이 13일 노조가 파업에 돌입한다면 루비콘강을 건너가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금지원을 곧바로 중단키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채권단은 원칙을 지켜야 한다. 위기를 타개하기위한 고통분담을 거부하는 노조에 대해선 시장원리에 따라 처리해야 한다. 국민혈세를 기득권에 연연하고, 구조조정에 동참하지 않는 노조를 특급대우해줄 수는 없다. 국민은 봉이 아니기 때문이다.

노조는 구조조정의 골든타임을 놓치면 어떤 결과를 가져올 지 냉정히 생각해야 한다. 대우조선의 경영정상화에 필요한 자금규모는 조단위다. 채권단은 이미 지난해 10월 4조2000억원규모의 지원규모를 결정했다. 현재 3조2000억원이 투입됐다. 나머지 1조원규모는 아직 집행되지 않았다.

노조가 이성적 판단을 한다면 국민 눈높이 수준의 고통분단과 자구계획에 솔선수범해야 한다. 회사의 부실을 해소하고, 정상화하는데 노조는 나몰라라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국민들의 공감을 받으면서 채권단 지원을 요청해야 한다. 최소한의 양식을 보여야 한다.

노조가 지금 채권단에 대해 감노라 대추놔라 할 입장이 아니다. 경영진과 노조 모두 국민들에게 사죄해도 국민들의 분노를 진정시키기 힘들다. 노조는 일방적인 고통분담을 강요한다며, 이를 저지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노조가 쇄신과 구조조정을 거부할수록 구조조정과 회생의 기회는 물건너간다.

박근혜대통령은 이날 20대 국회 개원 연설에서 조선업에 대해 사즉생의 각오로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조조정이 아무리 어렵더라도 시장원리에 따라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지금 머뭇거리면, 스웨덴의 조선사인 코쿰사의 말뫼의 눈물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말뫼의 눈물은 코쿰사가 경영난을 이기지 못해 단돈 1달러에 대형 크레인을 매각한 사건을 말한다. 말뫼의 대형크레인은 현대중공업이 가져왔다.

이제는 국내 조선사들이 제2의 말뫼를 겪을 것으로 우려된다. 대우조선이 가장 취약하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그룹의 지원과 자체적인 유보금등으로 지금의 험한 파고를 헤쳐갈 수 있다. 대우조선은 너무나 심한 분식회계를 해서 유동성이 고갈된 상태다. 산업은행의 관리를 받으면서 저가 수주로 국내업체들의 이전투구를 주도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주인있는 회사였다면 저가수주, 덤핑수주가 가능했을가 하는 의문이 든다.

대우조선 노조는 고통분담에 동참해야 한다. 파업을 결정하는 순간 채권단의 지원은 어렵게 된다. 자중자애해야 한다. 노조와 회사가 피눈물나는 구조조정과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 과거와 같은 귀족노조의 생활을 불가능해졌다.

노조는 조속히 고통분담에 동참해야 한다. 국민혈세를 투입하는 데 필요한 국민적 공감대를 얻어야 한다.

정부와 산업은행은 이참에 대우조선을 조속한 시일안에 민영화해야 한다. 경영진과 노조의 도덕적 해이를 막고, 경영정상화를 위해선 주인을 찾아줘야 한다. 경영능력도 없는 산은이 대우조선을 관리감독하는 행태도 막을 수 있다.  산은의 낙하산인사를 막는 효과도 있다.

산은이 이명박정부 시절 대우조선을 매각했다면 이같은 참극 없었을 것이다. 당시 한화가 6조원이상에 인수하겠다고 했을 때 매각서류에 사인했어야 했다. 지엽말단적인 문제를 갖고 산은이 한화에 매각을 거부한 것은 천추의 한이다.

유일호 경제부총리와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대우조선 민영화까지 염두에 둔 구조조정 방안을 마련하라. 시간이 없다. 노조는 정신차려야 한다. 국민들에게 왜 자신들이 혈세를 지원받아야 하는지 납득을 시켜야 한다. 지금의 파업찬반 투표는 정반대로 가는 길이다. 죽음의 길로 가고 있다. 벼랑에 서봐야 정신을 차릴려나 보다.

[미디어펜=이서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