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참패주역 화합 강조 씁쓸,전무가 회장에 배신 행태 반성해야
유승민 복당은 성급했다. 4.13 총선 참패의 최대 원인 제공자인 유 의원 문제를 비대위가 벼락치기하듯 처리한 것은 심각한 사태다. 상처가 아물기 시작하는  새누리당의 분열을 재촉하는 등 일파만파의 파장을 가져올  것이다.

유 의원 복당을 군사작전 벌이듯 통과시킨 비대위는 당내 화합을 깨뜨렸다. 당내 의견 수렴절차가 전혀 없었다. 분란을 부채질했다. 유 의원은 안상수 강길부 윤상현 의원의 복당과는 별개로 처리돼야 한다.

당의 대주주인 친박계는 당장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비대위는 김희옥 위원장체제가 출범한 후 친박 비박 등 계파청산을 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국민들에게 약속도 했다. 새누리당이 이제야 소통하고 화합의 길로 들어서는 듯했다. 비대위는 이런 국민적 기대를 저버렸다.

비대위가 16일 무소속의원 7명의 복당을 허용키로 한 것은 소통과 대화의 기조에 배치되는 것이다. 비박계의 쿠데타라는 말까지 나도는 것은 정상적인 것은 아니다. 비박 친박으로 갈라져 심각한 갈등을 보이는 것은 민심이반을 더욱 부채질할 뿐이다.

비대위는 복당의결에 앞서 최소한 당내 의견 수렴절차를 거쳤어야 했다. 유의원의 복당을 찬성하는 의원도 있지만, 그의 복당을 강력하게 반대하는 의견도 많기 때문이다. 첨예한 이슈가 있으면 의원총회 등을 거쳐서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 16일 비대위에서 고성이 오갔다는 것은 당내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것이다. 오죽하면 김희옥 위원장이 비대위의 결정에 반발하며 당무를 거부하는 사태가 왔겠는가? 난파선 같은 새누리의 구원투수로 투입된 김희옥 위원장의 입지를 이렇게까지 좁혀서 얻을 게 무엇인지 답답하기만 하다.

   
▲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듯 유승민 의원이 새누리당에 복당했다. 당내 분열을 불러온 유 의원이 진정 해야 할 것은 원내대표 시절 박근혜 대통령의 개혁정책을 부인하고, 자신의 정치를 한 것에 대한 사과부터 하는 것이 순서다. /사진=연합뉴스

정진석 원내대표의 독주가 위험하다. 친박계가 이번 사태의 배경에 정진석 대표가 있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정 대표가 청와대와 친박계와 대화를 단절한채 밀어부친 것은 아닌지 의심이 간다. 원내대표로서 균형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편향된 행태를 보인다면 원내대표로서의 그의 지위도 흔들릴 것이다.

유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새누리당의 패배에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했다. 공천심사 과정 내내 공천위와 갈등을 빚었다. 막바지에 탈당한 후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청와대와 당을 맹비난했다. 그와 함께 공천을 받지 못한 조해진 권은희 후보 지역구를 돌아다니면서 새누리당 후보를 찍지 말라고 했다. 김무성 전대표도 유승민 지역구에 공천을 보류했다. 여권 지지자들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옥새를 갖고 튀는 장면을 선거홍보영상물로 방송했다. 국민들은 안중에도 없었다.

유승민 복당은 이제 루비콘강을 건넜다. 비대위의 졸속결정을 번복할 수도 없다. 그럴 경우 더욱 큰 혼란과 민심이반을 가져올 것이다.

비대위는 당내 소통과 화합, 이견조율에 더욱 힘써야 한다. 그래도 거쳐야 할 과정이 있다. 유승민이 복당이 결정됐다고 희희낙락할 상황은 아니다. 그는 복당결정 직후 "당의 개혁과 화합을 위해 역할이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총선전에 당내 극심한 분란과 갈등을 초래한 사람이 화합과 개혁을 운운하는 것은 씁쓸하게 만든다. 적반하장도 유분수라는 생각이 든다.

유 의원이 진정 해야 할 것은 원내대표 시절 박근혜 대통령의 개혁정책을 부인하고, 자신의 정치를 한 것에 대한 사과를 해야 한다. 그는 2014년 원대대표로서 행한 국회본회의 연설은 보수층을 경악케 했다. 청와대도 자극했다. 그의 연설에 새누리당 의원들은 침묵했다. 반면 야당의원들은 박수를 쳤다. 야당 원내대표가 연설하는 듯했다.

그는 증세없는 복지는 허구라는 자극적인 용어를 썼다. 국민들의 세부담을 증가시키지 않는 한도에서 맞춤형 복지에 주력해 온 박 대통령의 정책을 무력화시키는듯 했다. 전무가 회장에 반기를 든 것과 같다. 회장의 경영지침을 충실히 이행해야 할 임원이 회장을 물어뜯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국회의원이 아무리 헌법기관이라고 해도, 유승민은 새누리당원이다. 새누리당의 정점에 있는 박 대통령의 정책을 충실히 보필할 의무와 책무가 있다. 이를 부인하고 자신의 사익을 위한 정치를 해온 게 유승민이다.

유승민은 이후 국회법 개정을 통한 대통령의 행정입법 무력화 시도 등 숱하게 박 대통령의 발목을 잡았다. 그가 지향하는 따뜻한 보수는 반기업 반시장적인 것들이 많다. 야당이 트레이드마크로 내세우는 경제민주화와 같다. 여당의 중진이 좌파식 경제이데올로기로 당정에 혼선을 가져왔다.

유승민은 보수지지층에게 최소한의 사과절차를 마련해야 한다. 보수 핵심지지층에선 그의 좌파식 경제관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하고 있다. 박 대통령에게 진솔한 사과표명을 해야 한다. 그동안의 반청와대 행태에 대해 해명하고, 향후 박대통령의 노동개혁과 경제활성화정책을 국회에서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표명해야 한다. 박 대통령을 배신했다는 보수핵심 지지층의 두터운 반감부터 해소해야 한다. 언행이 신중하지 못하고, 거친 것도 성찰해야 한다. '청와대 알라들' 등 유치한 언어유희도 삼가야 한다. 말로 매를 버는 행태는 온당치 못하다.

유 의원 문제로 당이 또다시 혼란해지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여소야대 상황에서 정부와 청와대의 개혁정책은 더욱 힘들어질 수 있다. 여소야대 원인 제공자로서 개혁법안이 통과되도록 견마지로를 다해야 한다. 그가 청와대와 엇박자를 놓을수록 야당은 여당의 분란을 부채질할 것이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내년 대선에서 정권재창출에 기필코 성공해야 한다. 야당후보에게 정권을 내줄 경우의 후폭풍을 경계해야 한다. 김대중-노무현 좌파정권 10년의 악몽을 잊지 말아야 한다. 유승민은 복당됐다고 영웅처럼 으스댈 게 아니다. 여당에 대한 민심은 더욱 악화하고 있다. 그가 떠들고 다닐수록 여당에 대한 민심은 더욱 사나워진다. 자중자애해야 한다.

정치는 단념해야 할 것을 단념하는 것이다. 청와대에 대해 헌법1조를 운운하며 조롱하는 것은 보수층을 더욱 분열시키는 것이다. 그의 가벼운 언행을 다시금 보수지지층에게 각인시키는 것이다. 유 의원은 그동안의 정치행보를 통해서 거친 것은 없었는지 성찰해야 한다. 당내 조직원으로서 해야 할 책무와 의무에 충실했는지도 점검해야 한다. 독불장군에게는 미래가 없다. 고집불통, 외톨이 정치인이 아닌, 당내 주류와 소통화고 화합하는 의원이 됐으면 한다. 보수 핵심지지층이 박수를 받도록 배전의 노력을 해야 한다.  
[미디어펜=편집국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