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항일 기자] 지난해 뜨거운 호황을 누렸던 지방 부동산시장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지방 투자자들이 수도권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지방 미분양 가구수는 3만1471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전국 미분양 가구수(5만3816가구) 중 약 60%에 달하는 수치다. 지난해 동월 지방 미분양 수는 1만3583가구로 전체(2만8093가구) 중 48%로 1년새 10%포인트 가량 증가했다.

가격상승폭도 수도권에 비해 지방이 크게 줄었다. 수도권은 지난해 6월 대비 12월 아파트 3.3㎡당 매매가가 2.6%(1197만원→1229만원) 상승한 반면 지방은 1.7%(834만원→849만원) 정도 올르는데 그쳤다. 

특히 대구는 지난해 4.8%(852만원→893만원)로 올랐으나 올해는 2%(893만원→875만원)가 하락하며 상반된 시장분위기를 보였다.

부동산 전문가는 “지난해 지방시장이 과열된 탓에 가격이 이미 많이 오른데다 열기가 식기 시작하면서 불안정한 상황"이라며 “강남 재건축 열풍과 치솟는 전세가율을 이용한 갭투자 등 수도권이 투자하기 좋은 여건을 갖췄다고 판단해 투자를 원하는 지방 수요자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렇듯 지방 시장상황이 약세로 돌아서자 지방 투자자들이 수도권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지난 24일 견본주택을 열고 분양에 들어간 경기도 평택시 '평택 비전 3차 푸르지오' 분양소장은 "전국구 청약이 가능한 평택시의 특성상 지방에서 청약을 위해 문의를 주시는 투자수요도 꾸준하다"며 "연말 SRT 개통을 비롯한 개발호재가 풍부해 2017년까지 본격적인 상승세가 점쳐지는 지역인 만큼 청약 및 계약에서 지방 투자수요도 다수 유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대림산업이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일대에 분양 중인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는 수도권 집값이 치솟고 있는 가운데 저렴한 분양가로 가격경쟁력을 갖춰 주목받고 있다. 

분양 관계자는 “분양가가 3.3㎡당 평균 790만원대로 가격 부담이 적어 타지역 수요자들까지 찾아주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단지 인근 용인테크노밸리(예정), 서울~세종고속도로(예정) 등 개발호재도 있어 투자심리를 자극하는데 한몫 한 것으로 보인다.

동탄2신도시에도 지방 투자자들의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 

동탄2신도시 공인중개업자 A씨는 “최근 청약이 끝난 ‘힐스테이트 동탄’이나 ‘동탄2신도시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 10.0’의 잔여물량이 나오길 기다리는 지방 투자자들이 있지만 시장분위기가 좋아 물량이 남을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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