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대우(옛 대우증권)가 조만간 정부에 합병 인가를 신청한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 대주주인 미래에셋증권은 7월 중순께 금융위원회에 합병 인가 신청서를 낼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늦어도 9월까지 심사 절차를 마무리하고 합병 인가를 내줄지 결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미래에셋증권에 미래에셋대우 대주주 자격 인가를 내줄 때 합병에 따른 영향까지 검토한 것으로 안다"며 "당국이 기술적 수준의 검토작업을 거쳐 합병인가를 무난하게 내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양사는 지난 5월13일 합병 계약을 체결했다.
오는 10월20일 합병 승인을 위한 주주총회를 열고 합병안이 가결되면 11월1일 통합 법인인 '미래에셋대우'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실질적으로는 모회사인 미래에셋증권이 자회사인 미래에셋대우를 합병하지만, 법률적으로는 미래에셋대우가 존속 법인이 돼 미래에셋증권을 흡수하는 형식이다.
합병 계획에 맞춰 준비 절차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나 미래에셋대우의 낮은 주가가 합병 과정에서 걸림돌로 부상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
미래에셋대우 주가는 미래에셋증권의 인수 결정 전날인 작년 12월23일 1만250원이었으나 최근까지 20% 이상 급락했다.
주가가 떨어지면서 합병에 반대하는 미래에셋대우 주주들에게 제시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가 7천860원으로 결정돼 일부 주주들 사이에선 불만이 팽배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미래에셋대우 주가는 최근 매수청구 가격을 밑도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29일에도 전날보다 1.82%(140원) 오르긴 했지만 7820원으로 마감, 매수청구가보다 낮았다.
주식매수청구권은 합병에 불만을 품은 주주들이 주식을 넘기고 빠져나갈 권리를 보장하는 제도적 장치다.
중·장기적으로 주가 상승 전망이 불투명하고 현 주가가 매수청구권 행사가보다 낮아지면 주주들은 청구권 행사를 적극적으로 고려하게 된다.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결정 이후 위험자산 기피 현상이 심화되면서 미래에셋대우의 주가가 지금보다 더 오를 것으로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주총에서 합병안이 가결돼도 낮은 주가가 이어져 10월 20∼31일로 예정된 주식매수청구 기간에 대량으로 청구권이 행사되면 극단적인 경우 합병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실제로 작년 11월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 계획이 주식매수청구권의 대량 행사 때문에 무산된 적이 있다.
주주총회 직전 양사 주가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보다 낮게 형성된 것을 계기로 국민연금이 청구권을 행사한 것이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했다.
국민연금은 지난 3월31일 기준으로 미래에셋대우 2181만6906주(6.68%)를 가진 2대 주주다.
기타 소액 주주의 지분도 52.99%에 달한다.
[미디어펜=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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