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의 주한미군 배치 결정으로 여행, 카지노 등 중국 관련 소비주와 방산주의 주가가 엇갈린 흐름을 보이고 있다.

1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대표적인 화장품주인 LG생활건강은 전 거래일보다 3.55% 하락한 108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신고가 경신 행진을 하던 이 종목은 사드 배치가 확정됐다고 발표된 지난 8일에도 10거래일 만에 하락세로 전환해 4.49%의 낙폭을 기록했다.

이밖에 한국화장품(-4.08%), 코스맥스비티아이(-4.25%), 한국콜마홀딩스(-4.33%), 에이블씨엔씨(-3.90%) 등 다른 화장품 종목들도 줄줄이 내림세를 보였다.

하나투어(-2.63%) 등 여행주와 GKL(-3.48%), 파라다이스(-3.82%) 등 카지노주도 동반 약세 흐름을 탔다.

특히 이날 코스피가 미국 고용지표 호조 등으로 1.30% 상승 마감했다는 점에서 이들 종목의 하락세는 더욱 충격으로 다가온다. 이들 업종이 대중국 수출 및 유커(중국인 관광객) 소비 확대로 상당한 이익을 얻고 있는 만큼 사드 문제를 둘러싼 한중 양국 간 갈등이 심화할 경우 유커를 대상으로 한 매출이나 중국에 대한 수출이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사드 배치 확정 발표로 한국과 중국 간 관계 악화는 일정 부분 불가피해 보인다"며 "중국 수출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업종과 중국 소비 관련주의 하락 변동성 확대를 경계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도 사드 배치 결정과 관련해 여행·레저 업종의 실적 변동성이 커졌다고 진단하면서 관련주 목표주가를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파라다이스 목표주가를 2만5000원에서 2만2000원으로 내렸고, GKL은 3만6000원에서 3만4000원으로 하향했다. 호텔신라(9만원→8만5000원), 하나투어(11만원→9만50000원)의 목표주가도 내렸다.

한편 방산주는 이와는 대조적으로 사드 배치 결정으로 인한 수혜 기대감에 급등세를 지속했다.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빅텍은 10.51% 오르며 이틀째 큰 폭으로 상승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도 한화테크윈이 장중 5만60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한 가운데 휴니드(4.85%), 한국항공우주(4.62%), 풍산(2.02%)이 비교적 큰 폭으로 올랐다.

이날 북한이 사드 배치를 공식 결정한 것에 대해 물리적 대응 조치를 실행하겠다고 위협하는 등 남북 관계를 둘러싼 긴장감이 커진 것이 방산주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디어펜=김연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