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세헌기자] 그동안 숙련된 노동력과 하드웨어 부문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의 위상을 떨쳐 온 국내 기업들.
하지만 기업들은 최근 급변하는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된 공룡의 신세가 될 것이라는 절박함 속에서 생존을 위한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국내 주요 기업들이 가장 역점을 기울이고 있는 부분은 첨단기술 개발을 위한 인재 확보와 사업영역 및 해외시장 다각화,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 등이지만 방향의 적정성과 체질변화의 신속성 여부에 따라 개별 기업의 운명이 갈릴 전망이다.
16일 주요 기업체와 업계에 따르면 최근 다른 어느 업종보다 큰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곳은 주력 상품인 스마트폰의 포화 상태와 중국 등 해외 경쟁자의 도전에 직면한 전자통신 업계다.
삼성전자는 무엇보다 애플과 구글 중심으로 세계 IT 산업이 재편되고 중국 업체들이 빠르게 추격하고 있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소프트 파워'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최근 주요 계열사 사장단은 회의 석상마다 "IT 파워가 하드웨어 업체에서 소프트웨어 업체로 넘어가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며 IT 경쟁력 강화와 고급 인재 확보를 주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대적으로 순항하고 있는 현대기아차는 고연비 하이브리드차 개발에 한창 매진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국내외 수소연료전지차 확대사업에 꾸준히 참여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인프라 확대를 위해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정몽구 회장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품질경영 기반의 제품경쟁력 강화, 수출 확대 및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등 공격적인 글로벌 현지화 전략,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 확대 등을 통해 명실상부한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로 성장해왔다.
정의선 부회장은 이런 정몽 회장의 기본기를 바탕으로 앞으로 현대기아차가 나아가야할 방향을 친환경차량과 컨넥티드카로 잡고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앞으로 연구개발 역량 집중, 우수인재 확보, 과감한 투자 집행과 더불어, 글로벌 전문기업들과 협업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방식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과거 정유와 이동통신 분야에서의 대형 M&A 성공 이후 장기간 이렇다할 도약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SK그룹은 기존 에너지·화학·반도체 분야의 사업경쟁력 강화는 물론 미래 먹거리 육성을 위한 신사업 영역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최태원 회장이 최근 바이오·제약·반도체 등 그룹을 이끌 차세대 사업현장을 직접 챙기는 것도 신성장 사업에 그룹의 미래가 달렸다는 판단에서다.
상반기 스마트폰 대응에 실패해 고전을 계속하는 LG는 돌파구 마련을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LG그룹은 LG화학을 제외하면 이렇다할 흑자를 내는 계열사가 없을 정도로 위기감이 고조된 상태여서 주력 계열사인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부활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LG전자의 경우 G5 출시 후 시장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한 데 따른 대책으로 'PMO(Program Management Officer)' 조직을 신설하고 주요 책임자를 교체하는 등 조직을 개편해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PMO는 주요 프리미엄 모델의 상품기획·개발·생산·마케팅·영업 등에 이르기까지 사업전반을 총괄하는 사업부장 개념이다.
한 기업체 관계자는 "기업들은 포화 상태인 기존 시장과 사업영역을 다변화해 갈수록 규제장벽이 높아지고 있는 국내 시장에만 안주하 않고 해외시장 개척 확대를 통해 새로운 활로를 찾을 것"이라며 "시시각각 변화하는 시장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행보를 가속화 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