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그룹이 조석래 회장에 대한 해임 권고 조치를 취소하는 내용의 행정 소송에서 패소했다.

▲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김국현 부장판사)는 22일 효성이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를 상대로 낸 조사·감리결과조치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효성은 2006년 6월부터 2013년 2월까지 총 17건의 증권신고서에 회계처리 기준을 위반한 재무제표를 사용해 자본시장에 공시했다. 이를 토대로 증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포착됐다.

금감원이 조사에 착수하기 전인 2013년 5월 국세청이 세무조사에 나서 분식회계가 적발됐고, 같은 해 10월부터는 검찰 수사가 시작돼 조석래 회장 등 책임자들은 올해 1월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바 있다.

증선위는 2014년 7월 효성에 '조석래 회장과 이상운 부회장을 해임하고 2017 회계연도까지 외부감사를 받으라'는 취지의 조사·감리결과 조치 처분을 내렸다.

효성은 증선위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냈다. 

이에 법원은 "효성의 주식을 매입한 이들은 허위 내용이 포함된 재무제표 공시 내용을 믿고 투자를 결정한 것"이라며 책임을 물었다.

아울러 "효성은 국세청과 검찰청 등에 의해 분식회계 사실이 드러나기 시작한 뒤로도 상당한 기간 재무제표를 수정·공시하지 않았다"며 "분식회계 기간이 상당히 길고 규모도 거액"이라고 지적했다.

올해 1월 조석래 회장은 분식회계와 탈세, 횡령, 배임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3년과 벌금 1365억원을 선고받았다. 고령인 점이 참작돼 법정구속되지 않고 불구속 상태에서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