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은 보험업에 적용될 예정인 새 회계기준서를 한국만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진 원장은 지난 22일 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가 보험계약과 관련한 국제회계기준(IFRS4)의 2단계 기준서를 조만간 확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처럼 말했다.
진 원장은 "보험산업만 적용대상에서 유예 또는 제외할 경우 한국이 국제회계기준 전면도입국 지위를 상실해 회계정보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하는 문제가 발생한다"며 "2단계 기준서가 확정되면 우리나라만 단독으로 적용을 유예하거나 제외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보험사는 2단계 기준서 시행 전까지 남은 기간 자산·부채의 시가평가 시스템 등 인프라를 구축하고, 재무영향평가를 해 자본확충 계획을 수립하는 등 종합적인 계획을 수립해 체계적으로 준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금감원은 2단계 기준서 시행 시기에 맞춰 국내 현실에 부합하는 건전성 감독제도를 마련해 국제회계기준의 연착륙을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일부 보험사의 자살보험금 미지급 실태와 관련해서는 "5월 대법원 판결로 자살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은 행위가 보험업법에 위반된다는 점이 최종 확인됐다"며 "이에 따른 후속조치로 그동안 보험사의 소송 제기로 미뤄 온 제재조치를 위해 자살보험금 미지금 보험사에 대한 현장검사를 순차적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멸시효가 지난 자살보험금 지급 논란과 관련해서는 "대법원이 소멸시효와 관련해 판단을 내릴 경우 당연히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하겠지만 민사적 책임 면제와는 별개로 보험업법 위반에 대해서는 행정적 제재를 할 것"이라며 "소비자 피해구제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것이 감독당국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앞서 대법원이 지난 5월 보험사들은 약관대로 자살보험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고, 금감원은 보험청구권 소멸시효 2년이 지났더라도 자살보험금을 지급하라고 권고했다.
하지만 소멸시효가 지난 자살보험금도 지급해야 하는지를 다투는 소송의 최종 법원 선고가 나오기 전까지는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겠다고 일부 보험사가 방침을 정하면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분식회계로 파장을 불러일으킨 대우조선해양의 감리와 관련해서는 "특별감리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현재 감리를 진행하고 있다"며 "자료가 방대해 감리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고 있으나 최대한 빨리 종결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수·공모제도 개선방안과 관련해서는 "공모주를 배정받은 기관투자자의 의무보유확약 내용을 증권신고서에 공시해 상장 후 잠재매도물량을 예측할 수 있도록 보완할 필요성이 제기됐다"며 "3분기 중 최종안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진 원장은 이어 이스라엘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의 책 '사피엔스'의 내용을 인용해 "저자는 자본이 가장 생산적인 부분으로 흘러가도록 해 선순환 경제 구조를 만들어 낸 것이 서구문명의 번영을 일궈 낸 결정적 요인이었다고 말한다"며 "금융개혁이 꼭 성공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당면한 어려움을 헤쳐 나가기 위해서는 '기본에 충실하는 것'이 슬기로운 해법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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