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부정청탁금지법'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합헌 결정에 대해 산업계는 경제위축 등에 대한 우려 속에서도 헌재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대한상공회의소,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이날 헌법재판소의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에 대한 판결 결과를 존중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 경제단체는 "청탁금지법 위헌여부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이번 결정내용을 존중한다"며 "기업들이 앞장서 실천함으로써 한층 투명하고 깨끗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가는 데 힘써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청탁금지법 시행에 따른 혼란을 줄이고 어려운 경제 상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주무부처인 국민권익위원회가 법 적용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왔다.

그러나 김영란법 시행으로 인한 내수경기 위축과 모호한 법 내용으로 인해 정상적인 기업 활동에 제약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대한상의는 "특히 합법과 위법의 경계가 여전히 불분명해 자칫 정상적인 친목교류와 건전한 선물 관행마저 위축될 것으로 우려된다"며 "소비위축과 중소상공인 피해 등의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해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경총은 장기불황을 겪고 있는 경제 현실을 감안할 때, 현행대로 법과 시행령이 시행될 경우 발생할 심각한 내수경기 위축 등 경제적인 타격을 우려했다.

이와 관련해 경총 관계자는 "헌법재판소의 결정과는 별도로 향후 개념의 모호성, 경제적 타격 등 법 시행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할 후속대책이 논의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김영란법 시행으로 매출 감소 등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중소기업계는 소상공인 등 영세 사업자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중기중앙회는 "법 제정의 목적을 달성하되 직접적인 피해가 예상되는 소상공인과 농림축수산인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며 "법의 취지가 좋더라도 전반적인 사회 현실에 맞는 충분한 논의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소상공인 등 영세 사업자를 위해 시행령이 규정한 금품 가액 허용 기준(식사 3만원, 선물 5만원, 경조사비 10만원)을 높여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김영란법 제정의 목적을 달성하되 직접적인 피해가 예상되는 소상공인과 농림축수산인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미디어펜=김세헌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