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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의춘 미디어펜 발행인 |
2011년 7월 6일 아프리카 남단 남아공 수도 더반에 있는 국제컨벤션센터 플레이하우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자크 로게 위원장이 마이크앞에 섰다.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를 발표하는 순간이었다. 현장에 있던 한국대표단과 한국에서 TV를 시청하던 국민들은 가슴 졸였다.
한국은 당시 독일과 치열한 유치경쟁을 벌였다. 독일의 우호세력인 유럽과 아프리카가 독일을 지지할 경우 평창의 꿈은 다시 물거품이 될 수 있었다. 독일 IOC위원장은 토마스 바흐. 그는 로게의 뒤를 이어 현재의 IOC 위원장을 맡고 있을 정도로 국제스포츠계의 실력자다.
자크 로게는 들고 있던 종이판을 뒤집으면서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평창'이 결정됐음을 알렸다. 한국대표단은 일제히 환호했다. 밤잠을 설치며 TV를 시청하던 국민들도 박수를 치며 흥분했다.
유치단의 주역인 이건희 삼성회장도 손을 흔들어 기쁨을 표시했다. 그의 눈에서 모처럼 눈물이 흘렀다. 국민들과 임직원 앞에선 좀처럼 흥분하지 않았던 이회장은 감격의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다.
평창유치는 불가능한 것을 현실화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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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희 회장(가운데)이 부인 홍라희여사등과 함께 2011년 7월 6일 남아공 더반 플레이하우스에서 열린 IOC 총회에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에 성공한 후 밝은 표정으로 회의장을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
그 선두에 이회장이 섰다. 수적천석(水滴穿石)의 노력을 다했다. 물방울을 떨어뜨려 바위를 뚫었다. 할 수 있다는 열정과 믿음 헌신 긍정의 힘이 아니었으면 불가능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애국심이었다. 한국스포츠 외교를 위해 모든 것을 다 바쳤다.
이회장은 2009년 평창 유치를 위한 특사를 받은 이후 IOC위원들과 대부분 면담했다. 남아공 더반 회의 때까지 1년 6개월간 110여명의 위원들과 접촉했다. 평창 유치를 위해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비행기를 무려 11차례이상 탔다. 그룹의 모든 네트워크도 가동했다.
평창이 3수 끝에 동계올림픽을 유치한데는 이회장과 삼성의 남다른 애국심과 헌신이 결정적이었다.
삼성과 이회장은 한국의 스포츠외교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중요한 국제대회유치를 위해 숨은 역할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한국스포츠가 올림픽 등에서 세계 10위권 강국으로 부상한데는 삼성 등 대기업과 총수들의 지원이 큰 힘이 됐다.
한국의 재계는 글로벌경영을 하면서도 국가스포츠지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국가를 위해 애국심까지 발휘하고 있는 것. 사업보국, 기업보국에 투철한 한국 대기업들의 독특한 문화다.
이회장은 경영의 신이다. 세계 경영학교과서를 다시 써야 할 정도로 '삼성웨이'를 창조했다.
노벨상 중에 가장 경영을 잘 한 기업인에게 주는 '노벨경영상'이 있다면 이회장이 가장 먼저 받아야 한다.
삼성의 초고속 성장은 경영학의 이론을 바꾸었다. 서울대 송재용 이경묵 교수팀은 삼성 신경영 20주년을 맞아 발간한 <삼성웨이>에서 이건희회장이 패러독스경영으로 초일류기업을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송교수는 삼성의 3대 패러독스 경영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대규모 조직이면서 의사결정이 빠르다. 사업 다각화와 전문화를 동시에 달성했다. 일본식 가족경영과 미국식 합리성 중시 경영을 잘 조화시켰다.
실제로 삼성은 대량생산에 안주해 애플 스마트폰 아이폰에 밀려난 노키아와 달리 신속한 대응으로 아이폰을 따라잡았다.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 완제품과 반도체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 부품을 동시에 세계최대규모로 생산했다. 삼성 특유의 스피드경영과 탄탄한 공급망을 바탕으로 다각화와 전문화를 동시에 실현했다.
초일류기업을 지향하는 이회장의 리더십은 공격적인 투자가 강력한 원천이 되고 있다. 오너의 강력한 리더십과 신속한 의사결정. 10년을 넘어 20년, 30년, 40년, 50년 앞을 내다보는 비전경영이 삼성의 글로벌기업화를 가져왔다.
그는 궁벽한 나라 한국의 삼성을 세계1등으로 도약시켰다. 삼성전자는 세계최대 전자메이커로 성장했다. 삼성의 성장사는 세계 전자산업사에서 신화의 연속이다. 한국기업의 스승이자 넘사벽이었던 일본의 소니 파나소닉 등을 제쳤다.
70년대 이후 90년대까지 삼성이 일본의 자존심 소니를 제칠 것이라고는 다들 꿈에도 생각못했을 것이다. 이회장은 지일(知日)을 넘어 극일(克日)을 했다. 이제는 미국의 자존심이자 상징인 애플과 적벽대전을 벌이고 있다.
삼성은 스마트폰부문 판매및 수량에서 애플을 넘어 세계1등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중국 등 전세계에서 4억대이상 판매한다. 우리 5000년 역사에서 언제 세계최강국의 기업과 겨뤄서 이긴 적이 있었는가?
삼성이 최초의 역사를 써가고 있다. 팍스아메리카나시대에 동북아의 작은 나라에서 성장한 삼성이 이회장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미국최고기업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가슴 벅차고, 뿌듯한 승전보다.
이회장이 2014년 뇌경색으로 쓰러진 후 이재용 부회장이 가업을 승계했다. 이부회장도 애플과의 전쟁을 훌륭하게 지휘하며 승리의 소식을 전해주고 있다. 지난 2분기에 영업이익 8조원을 회복했다.
이회장의 리더십이 뛰어난 것은 한국기업들에게 세계를 상대로 싸우라고 독려한 점이다. 한국의 좁은 우물에 갇히지 말고, 세계1등기업을 목표로 경영을 하라고 했다. 한국기업들에게 비전과 꿈을 심어줬다.
이회장 자신이 삼성을 그렇게 만들었다. 9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신경영을 발진시켰다. 삼성과 한국기업에겐 전환기적 모멘텀이 됐다. 우물안 개구리 삼성이 이회장의 신경영 사자후(獅子吼)를 계기로 글로벌 마인드를 갖게 됐다.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자'고 했다. 거대한 혁신, 또 혁신이 시작됐다. 한국기업의 고질적 병폐였던 양떼기 경영에서 질경영으로 전환했다. 프랑크푸르트 호텔에서 열린 신경영 강연에서 양경영에 안주하려는 사장들에게 ‘분노’했다. 테이블의 스푼을 던져가면서 결기를 보였다.
이회장의 리더십은 거대한 성과를 거뒀다. 2014년 뇌졸중으로 쓰러질 때까지 삼성 신경영 20년은 세계 기업사에서 가장 눈부신 성과였다. 혁신과 질경영, 초일류경영등의 삼성웨이는 세계 경영학교과서의 중요한 연구모델이 되고 있다.
이회장은 도전과 혁신 메기의 전도사였다. 삼성 휴대폰에 불량이 발견됐을 때, 구미공장에서 수십만대 휴대폰을 불에 태우는 화형식을 거행했다. 사장단및 임원들과 미국 LA전자매장 후미진 곳에 쳐박혀 있는 삼성전자 제품을 직접 목격했다. 싸구려 삼성제품을 이대로 둬산 안된다고 했다. 절박했다.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자'는 슬로건은 3류 삼성제품을 초일류제품으로 환골탈태시키자는 혁신의 결기였다. 냉장고 라인에서 불량품이 조립되는 동영상을 보고 이대로가서는 안된다고 했다. 위기감을 갖자고 강조했다.
삼성이 반도체와 스마트폰 등에서 성과를 낼 때에도 자만하지 말라고 했다. 자만하는 순간 추락한다고 경고했다. 주마가편(走馬加鞭)이었다. 달리는 말에 채찍질을 가했다.
그의 최대 관심은 미래 먹거리. 신수종을 찾는 것이었다. 그는 2002년 사장단회의에서 5년, 10년 후에는 삼성의 주력사업이 다 밀려난다고 했다. 그것을 생각하면 '등에 식은 땀이 난다'고 했다. 신경영 20주년 성과를 평가하는 자리에서도 "1등이라는 자만과 싸워야 한다"고 채찍질했다.
삼성은 이제 패스트 팔로워(추격자)에서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됐다. 게임체인저(game changer)가 됐다.
피터 피스크는 <게임체인저>에서 게임체인저는 남다른 사고방식을 바탕으로 파괴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고객에게 전달한다고 강조했다. 높은 지성과 상상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가능성과 기회를 찾아낸다. 최고의 아이디어로 융합하는 기업가이다. 자신의 비전대로 시장을 창조해간다.
사람들에게 영감을 심어준다. 사람과 사람을 하나로 연결해준다. 사람들이 더 많은 일을 하도록 해준다. 게임 체인저는 세상에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
피터 피스크 이론에 따르면 이회장은 게임체인저에 부합한다. 애플 아이폰 못지않게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은 단순히 제품이 아닌 꿈을 팔고 있다. 이회장은 불가능한 것을 가능한 것으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게임체인저에 가장 부합한다.
이회장은 다 이뤘다. 온 영혼과 지혜 지식을 다 짜내서 삼성을 세계 일등기업으로 만들었다. 87년 회장 취임이후 29년간 그의 도전사는 위대했다. 우물한 한국기업들을 세계속의 기업으로 만드는데 기여했다.
87년과 신경영 20주년이었던 2012년을 비교하면 천지개벽 수준의 성과가 일어났다.
매출은 29조원에서 380조원으로, 수출은 107억달러에서 1572억달러로, 이익(세전)은 8000억원에서 39조원으로, 임직원수는 14만명에서 42만명으로, 시가총액은 7조6000억원에서 338조원으로 급증했다. 세계시장 점유율 1등 제품은 20개로 늘었다.
'이건희'는 한국기업가들에겐 북극성(北極星)이다. 기업들이 가야 할 곳을 가리켜주는 거대한 별이었다. 제조업 강국, 세계 10대 경제강국, 수출액 세계 6위등의 기적은 이회장 등 재계리더들의 힘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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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희 회장은 신경영 20년간 삼성을 세계1등 전자메이커로 도약시켰다. 지금은 미국의 자존심 애플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신경영과 혁신으로 삼성뿐 아니라 한국기업들에게도 큰 영향을 끼쳤다./연합뉴스 |
일찌감치 94년 베이징 회견에서 기업은 2류, 정부는 3류, 국회는 4류라고 한탄했다. 비록 설화(舌禍)를 겪었지만, 그가 경고한 것은 과녁을 꿰뚫는 말이었다. 기업 정부 정치권 모두 혁신하지 않으면 선진국 진입은 불가능하다는 기업가이자 애국자의 충심이었다. 골프장 하나 짓는데 도장이 무려 1000개나 필요한 나라라고 하소연했다.
이런 낡은 규제와 관행으로 어떻게 세계일류국가,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며 경제주체 모두의 혁신, 분발을 촉구했다.
병원 호텔 장례식장 문화 골프 학교등도 세계일류급으로 혁신했다. 한국기업과 사회전반의 변혁과 혁신을 주도했다. 단순히 기업가가 아닌 위대한 개혁가였다.
모든 것을 성취한 이회장은 지금 쓰러져 삼성서울병원에 입원 치료중이다. 의식이 없는 상태다. F1 영웅 슈마허는 교통사고 후 수개월만에 기적적으로 깨어났다. 이회장 병실에는 가족과 최고경영진들이 매일 문병중이다. 가족들은 이회장에게도 슈마허의 기적이 재현되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좌파 언론 뉴스타파가 최근 이회장 동영상을 보도해 충격을 줬다. 1000만 페이지뷰에 육박했다고 자랑하고 있다.
뉴스타파의 동영상 보도는 취재윤리를 심각하게 위배하고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인의 사생활을 폭로하는 것이 언론의 정당한 취재로 용인될 수 있는가는 심각한 논란을 초래하고 있다.
동영상 제작자는 돈을 뜯어내려는 범죄집단으로 추정된다. 한 여성이 누군가의 사주를 받아서 의도적으로 도둑촬영했다. 뉴스타파측도 마약전력이 있는 사람들이 기획하고 제작한 것으로 추정했다.
뉴스타파는 범죄목적으로 불법 제작된 동영상을 아무런 여과장치없이 보도했다. 아무리 게릴라언론, 폭로저널리즘을 지향한다고 하지만 언론의 취재윤리를 헌신짝처럼 저버렸다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개인의 사생활을 몰래 촬영해 돈을 뜯어내려는 것은 범죄행위다. 범죄에 악용할 목적으로 만든 도둑 촬영자료를 그대로 보도하는 뉴스타파도 언론윤리를 위배했다고 본다.
이들 불법 촬영 집단은 한겨레 YTN등에 접근했다고 한다. 한겨레 등에는 동영상을 주는 대신 수억원을 달라고 했다고 한다. 삼성에 가장 비판적인 한겨레조차 취재 윤리에 어긋난다고 판단했다.
이들은 다른 언론사를 찾아가 돈과 동영상을 거래하려 했다. 최소한 언론윤리를 지키려는 제도권언론들은 불법 촬영된 영상을 보도하기를 거부했다.
다른 언론들이 모두 거부한 상황에서 뉴스타파가 해당 동영상을 입수했다면 얼마에 거래했는지도 밝혀야 한다. 제3자가 돈을 제공했을 개연성도 있다.
뉴스타파는 거대한 특종인양 보도했다. 의식이 깨어나지도 않고 있고, 거동도 불편한 기업인의 프라이버시를 건드린 것이 언론의 취재정의인지 묻고 싶다.
뉴스타파의 동영상은 법리적으로 보더라도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법률이론에 '독수독과이론(毒樹毒果 理論, fruit of the poisonous tree theory)'이란 게 있다. '독이 있는 나무의 열매도 독이 있다'는 뜻이다. 고문이나 불법 도청 등 위법한 방법과 불법으로 수집한 증거는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는 의미다.
독이 있는 동영상을 그대로 보도한 뉴스타파는 공중의 관심이 있는 공인에 대한 정당한 취재라고 강변하고 있다.
독이 가득한 불법영상물을 여과없이 보도한 것이 언론의 정도라고 생각하는가? 공인의 사생활이 악질적인 범죄집단에 의해 무참하게 폄훼되는 것을 조장하고, 이를 공중에게 알리는 게 독립언론의 사명인가? 엘로우 저널리즘(yellow jourism, 황색언론)에 함몰됐다는 지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K대 언론학부 S교수는 뉴스타파의 이번 동영상 보도에 대해 "'폭로저널리즘(journalism of outrage)'에서 일탈했다"고 비판했다. 지도층의 부정부패와 비리를 고발하는 폭로저널리즘은 나름대로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이번 동영상은 공인의 지극히 사생활을 건드렸다는 점에서 '난폭저널리즘'에 불과했다.
뉴스타파는 3가지 점에서 언론윤리를 위배하고 있다.
첫째는 폭로저널리즘에서 벗어난 난폭저리즘으로 폭주했다. 지극히 선정적이다. 범죄집단의 불법촬영을 대중에 알려 공인의 명예를 심각하게 실추시켰다.
둘째 최승호 앵커는 동영상에 대해 성매매로 단정했다. 동영상을 보면 그렇게 단정할 수 없다. 팩트가 불투명하다. 결정적인 증거가 없다. 특정단어가 묶음 처리돼 있다. 최 앵커의 편견에 가득한 수사에 불과하다.
뉴스타파가 동영상을 근거로 그룹이미지를 비난하려 한 것도 심각한 명예훼손이다. 개인의 사생활문제를 어떻게 그룹의 도덕성과 억지로 연계시키는가? 아무리 반기업적 보도를 보여온 좌파매체지만, 지나친 견강부회였다.
셋째 기업인이 방어를 전혀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보도됐다.
미국에도 폭로저널리즘 전통이 있다. 공직자나 기업인등의 부정부패를 고발하는 보도가 20세기초에 성행했다. 이를 '먹레이커(muckraker)', 추문 폭로자라고 한다. 갈퀴로 거름 등 오물을 긁어내는 사람들을 지칭한다. 1인 잡지기자등이 록펠러와 스탠더드 오일 등 대기업의 부조리와 비리를 보도하면서 대중의 관심을 끌었다.
소설가 업튼 싱클레어가 1906년에 쓴 <정글>은 시카고 쇠고기포장회사와 식품유통센터의 열악한 근무조건, 위생상태를 폭로해 미국사회에 반향을 일으켰다. 미국육류검사관련법이 개혁되는 기폭제가 되기도 했다.
오물을 제거하는 먹레이커들은 사회를 개혁하는 긍정적인 역할을 했지만, 심각한 해악도 끼쳤다. 심층보도로 깊은 울림도 주기도 하지만, 대안이 없었다. 이게 치명적인 약점이었다. 폭로저널리즘의 한계다. 이의 경계선을 더욱 벗어난 난폭저널리즘은 더욱 선정적이다.
난폭저널리즘은 사회의 기본적 윤리와 규범마저 실추시키고 있다. 구역질나고 지저분할 뿐이다. 뉴스타파 동영상을 본 필자의 지인들은 "이런 보도를 왜 봐야 하는지 창피하다"고 했다.
싱클레어를 백악관에 초대했던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은 먹레이커들의 한계를 비판했다.
루스벨트는 "추문 폭로 재주 외에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말하지도 않고 쓰지도 못하는 언론인은 사회에 도움이 되고 선에 유익한 존재가 아니라 악의 잠재적 원천 가운데 하나로 급속히 변해간다"고 일갈했다.
머크레이킹저너리즘은 언론인 특유의 비분강개(悲憤慷慨)를 동력으로 삼아 20세기초 미국에서 전성기를 누렸다. 머크레이킹은 사회주의성향을 가진 언론인과 지식인들의 탈출구로 활용됐다. 자본주의에 적대감을 가진 좌파인사들의 카타르시스를 위한 출구로도 이용됐다.
뉴스파타는 먹레이커의 한계를 보여준다. 선정적인 폭로 외에는 사회에 도움이 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유익한 선도 끼치지 못했다. 불법세력, 범죄세력에 악용만 당했다. 언론이 범죄세력의 탈출구로 활용되는 것은 대한민국 언론에 대한 신뢰를 추락시킬 수 있다. 악취가나는 오물을 제거하기는커녕 언론 자신이 오물을 뒤짚어쓴 것 같다.
뉴스타파는 해직언론인 중심으로 출범했다. 그동안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보유한 국내 지도층 인사들을 보도하는 등 폭로저널리즘의 역할을 하기도 했다. 전체적으론 좌파저널리즘으로 반대기업, 반보수, 반미 성향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건설, 사드 배치, 세월호사건 등에서 반정부 목소리를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뉴스타파가 이회장 동영상으로 한건했다고 자부하면 큰 오산일 것이다. 한국저널리즘역사에서 언론윤리, 취재윤리를 심각하게 위반한 사례로 꼽힐 수도 있다.
동영상 사건을 보면서 한국언론의 무차별 난폭저널리즘이 활개치는 것은 막아야 한다는 생각이 절실해졌다. 엉망진창의 폭력장면과 선정적 장면을 여과없이 내보내는 아프리카TV수준의 보도를 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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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파인터넷매체 뉴스타파가 최근 범죄집단이 만든 이건희 삼성회장 동영상을 보도해 취재윤리 위반 논란을 초래하고 있다. /뉴스타파 화면 캡처 |
취재의 자유와 언론윤리가 충돌할 때 언론이 어떤 길을 걸어야 하는지 반성하게 만들고 있다.
뉴스타파의 동영상은 무척 짜증났다. 불쾌했다. 난폭저널리즘의 민낯을 봤다.
취재윤리를 어기면서까지 한민족 5000년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인물 중 한사람의 명예를 폄훼해도 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국민과 기업들에게 꿈을 심어주고, 풍요로움과 즐거움 안락함 먹거리를 선사한 기업인에 대한 최소한의 윤리와 예의는 지켜야 한다.
세계 1등제품과 기업을 만들어 국민들에게 자부심을 준 기업인의 사생활과 명예를 지켜줄 수 있는 금도는 가져야 한다.
이회장은 삼성과 한국경제를 위한 미래 먹거리, 신수종을 깊이 고민하다 쓰러졌다. 그가 감당했던 고민과 정신적 스트레스는 우리같은 장삼이사에게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삼성은 애플 구글 등 세계1등 기업과의 경쟁에서 승리해야 한다. 중국의 화웨이 샤오미 등도 삼성을 무섭게 추격중이다. 잠시 졸면 죽는 글로벌 초경쟁 시대를 맞고 있다. 삼성이 글로벌기업들을 이겨야 한국경제가 저성장에서 탈출한다. 삼성이 지속적인 경쟁력을 가져야 한국의 수출이 증가한다. 삼성이 신수종을 내놓아야 우리 청년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한다.
삼성이 지속적으로 매출을 증가시키고, 영업이익을 내야 무디스 스탠더드앤푸어스 등 국제신용평가기관이 한국신용등급을 내리지 않는다. 삼성이 선전해야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지 않는다.
삼성은 한국경제를 대표하는 글로벌기업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삼성의 수뇌부는 생존과 20년, 30년을 내다보는 신수종개발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이들에겐 난폭저널리즘에 휘둘릴 시간이 없다.
뉴스타파가 대기업과 협력업체의 동반성장 문제, 미국 일본 중국 글로벌기업과의 기술력 문제, 미래 먹거리문제 등에 대한 탐사보도를 했다면 깊은 울림을 줬을 것이다. 이게 탐사저널리즘이 가야할 길이 아닌가? 사회에 선한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그런 품격높은 보도는 없었다. 추문 폭로 재주 외에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말하지도 않고 쓰지도 못하는 언론사가 되는 것 같아 씁쓸하다. 국가와 경제, 사회에 도움이 되고 선에 유익한 존재가 되지 못하고 있다.
폭로와 난폭저널리즘의 경계선에서 위험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 악의 잠재적 원천 가운데 하나로 급속히 변해가는 것은 아닌지도 따져볼 일이다. /이의춘 미디어펜 발행인
[미디어펜=이의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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