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서울 외환시장의 거래가 1일부터 30분 연장된다.

1일 정부와 서울외환시장운영협의회에 따르면 이날부터 서울외환시장에서 중개회사를 통한 외환거래 시간은 기존 6시간(오전 9시∼오후 3시)에서 6시간 30분(오전 9시∼오후 3시30분)으로 30분 늘어난다.

외환시장은 그동안 오전 9시∼오후 3시까지 은행과 선물회사들이 거래하는 역내 시장과 24시간 열리는 역외 선물환(NDF) 시장으로 나뉘어 운영돼 왔다. 이번에 연장되는 것은 역내 시장이다.

외환시장 거래시간이 조정되는 것은 2005년 3월 2일 이후 11년 5개월 만이다.

당시 외환시장 거래시간을 변경한 것은 주식·채권시장이 오전 9시에 개장, 오후 3시에 폐장하는 데 비해 외환시장만 폐장시간이 오후 4시로 돼 있어 금융·자본시장 간 연계성이 떨어진다는 지적 때문이었다. 이에 따라 외환시장의 폐장 시간을 오후 3시로 앞당겼다.

이번에는 국내 증시 매매거래 시간이 연장되면서 외환시장 거래시간도 함께 늦춰졌다.

한국거래소는 이날부터 증권·파생상품 및 금 시장의 정규장 매매거래 시간을 30분 확대한다.

증시 거래 시간 연장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오후 3시∼3시30분에 한국 주식을 매수하려면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원화로 바꿔야 한다.

주식시장 마감시간이 연장되더라도 외환시장이 뒷받침하지 않으면 거래량이 쉽게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외환시장 거래시간도 연동해서 확대하는 것이다.

정부는 외환시장 거래 연장을 통해 투자자들의 환전 편의가 높아지고 환전 고객들의 거래기회도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외환시장 거래시간 확대는 그동안 외국인투자자들이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사항 중 하나다.

특히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은 한국 증시가 선진시장 지수에 편입되기 위한 조건 중 하나로 24시간 언제든지 원화를 달러로 바꿔갈 수 있는 역외 원화 시장 개설을 요구해왔다.

정부는 24시간 역외 원화 시장 개설은 우리 경제의 불안정성을 확대할 수 있는 만큼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판단, 외환시장 30분 연장을 통해 외국인 투자자의 편의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외환시장 거래시간 연장에 대해 외국인투자자 편의 제고라는 긍정적 효과와 함께 시장 변동성 확대라는 우려도 함께 나오고 있다.

한 선물업체 관계자는 "우리나라 시각으로 3시면 유럽 금융시장이 열리기 시작하는 때이기 때문에 다음날 현물환 시장에 반영될 유럽 시장의 영향이 장 막판에 미치게 된다"면서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외환당국은 거래시간 연장이 중장기적으로 환율 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시장을 오래 열어두면 편의성이 제고될 것이고 NDF 시장을 흡수할 수 있어 환율이 안정적으로 움직이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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