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올림픽은 재활 부활전? 십자인대 악몽 이겨낸 스타들
[미디어펜=조항일 기자] 올림픽대표로 선발된 선수들이 메달을 따지 못하는 것보다 진저리 치는 것이 있다. 부상이다. 

국가대표 선수들은 올림픽에 출전해 국민들에게 자부심과 용기, 희망 등을 주기 위해 무려 4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 이번 리우올림픽에서도 204명의 선수들이 땀방울을 흘렸다. 

모든 선수들이 치열한 경쟁을 뚫고 리우올림픽 대표팀에 승선한 가운데 부상의 악령으로 자칫 본선무대에 오르지 못할뻔한 선수들도 있다. 특히 '십자인대 파열'은 대표팀 선수들에게는 악몽이다.

십자인대 파열은 순간적으로 방향을 바꾸는 동작이 많은 종목의 선수들이 많이 당한다. 

축구나 핸드볼, 유도, 펜싱 등 종목의 선수들이 십자인대 파열의 악몽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발을 딛고 방향을 바꾸는 과정에서 순간적으로 무릎 방향이 틀어질 때 십자인대파열 위험성이 높기 때문이다.  

   
▲ 10일(한국시간) 펜싱 에페 종목에서 박상영이 한국 올림픽 역사상 최초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지난해 십자인대 파열로 세계랭킹이 21위까지 떨어지는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이날 대역전극을 펼치며 리우올림픽에서 펜싱대표팀 첫 금메달을 신고했다./사진=뉴스1

지난 10일(이하 한국시간) 한국 펜싱대표팀에 첫 금메달을 안긴 20살의 대표팀 막내 박상영도 십자인대 파열 악몽을 경험했다. 박상영은 2014년 세계랭킹 3위까지 오르며 남자 펜싱의 차세대 기대주로 주목받았다. 

운명의 신은 가혹했다. 지난해 전방 십자인대 파열로 수술대에 오르면서 세계랭킹이 21위로 급격히 떨어졌고 리우올림픽 출전도 장담할 수 없었다. 그러나 박상영은 포기하지 않고 재활에 매달리며 리우올림픽 펜싱 에페 부문에서 한국 올림픽 역사상 최초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리우올림픽 여자 유도대표팀의 유일한 '은메달리스트' 정보경도 십자인대 파열의 기억이 있다. 정보경은 경남체고 3학년 시절 십자인대가 끊어지면서 선수생활이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거듭된 재활과 훈련으로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단체전 금메달과 개인전 동메달을 획득하며 화려하게 복귀했다. 

이번 리우올림픽에 출전한 여자 펜싱대표팀의 경우 온전한 몸상태를 보유한 선수를 찾기 드물정도로 대부분 선수들이 부상 악령에 시달렸다. 

'줌마검객' 남현희는 전방십자인대 파열 등 부상으로 한동안 국제 무대에 나설 수 없었다. 플뢰레 부문 팀 동료인 전희숙도 무릎 인대 부상을 당해 훈련에 이탈했다가 리우올림픽 개막 3주 전에야 복귀했다. 

십자인대 파열을 이겨냈지만 또 다시 부상악령에 시달려 안타까움을 전한 선수도 있었다. 

여자 유도대표팀의 박지윤은 리우올림픽 개막 100일전 십자인대 파열 부상을 당해 사실상 올림픽 진출이 불가능해 보였다. 그러나 박지윤은 기적처럼 올림픽 개막 전 부상에서 회복해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박지윤은 9일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아네라 2에서 열린 여자 유도 63kg급 32강전에서 세계랭킹 8위의 슐레진저(영국)를 만났다.

박지윤과는 역대 전적 1승1패로 호각세인 가운데 무릎부상에서 기적적으로 리우행에 오른 박지윤에 대한 기대가 컸다.

그러나 박지윤은 종료 1분여를 남기고 한판패를 허용했다. 패배보다 국민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것은 부상당했던 왼쪽 무릎을 또 다시 다쳐 한동안 매트에서 일어나지 못한 모습이다.

결국 박지윤은 코치의 부축을 받고 나서야 겨우 경기장을 빠져 나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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