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선강퉁(중국 선전거래소와 홍콩거래소 간 교차 거래)을 승인해 연내 시행이 확실시되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리커창 중국 총리는 16일 국무원 상무회의에서 선강퉁 실시방안이 비준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본격적인 거래 준비 절차를 거쳐 올 11∼12월 중으로 선강퉁 시대가 본격 개막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이는 2014년 11월 17일 후강퉁(상하이·홍콩 증시 간 교차거래)이 시행된 지 2년 만이다.
선강퉁은 2003년 7월 적격외국인투자자(QFII), 2011년 7월 위안화 적격외국인투자자(RQFII), 2014년 11월 후강통 도입 이후 중국 정부가 취하는 4번째 증시 개방조치다.
선강퉁이 열리면 중국인이 아닌 일반 개인투자자들도 홍콩 증시를 경유해 선전 증시에 상장된 중국 본토 기업 주식을 자유롭게 매매할 수 있게 된다.
중국 증시는 홍콩, 상하이, 선전 등 3개 거래소 사이에 유기적인 거래 체제를 구축하는 셈이 된다.
1991년 6개사로 출발한 선전 증시는 시가총액(3조1600억 달러) 기준으로 세계 7대 주식시장으로 성장했다.
시장은 메인보드, 중소판(SME Board), 창업판(ChiNext) 등 3개로 구성됐다.
이는 메인보드만 있는 상하이 증시와 구별되는 특징으로, 자본시장과 중소기업을 육성하고자 하는 중국 정부의 정책이 낳은 결과다.
선전 증시에 상장된 종목은 모두 1천790개로 상하이 증시(1110개)보다 많다.
중후장대형 국유기업들이 주로 상장된 상하이 증시와는 달리 선전 증시는 민영기업·성장주·중소형주 중심으로 구성됐다.
주로 정보기술(IT)(20.7%), 산업재(19.7%), 경기소비재(16.2%), 소재(13.7%), 금융(10.6%), 헬스케어(8.8%), 필수소비재(7.0%), 유틸리티(1.7%), 에너지(1.3%) 등 중국의 신경제를 대표하는 다수의 기업이 상장돼 있다.
특히 창업판은 미국의 나스닥시장, 우리나라의 코스닥시장과 비슷하다.
후강퉁과 마찬가지로 해외 기관과 개인투자자가 모두 참여할 수 있는 선강퉁이 가동되면 시가총액 60억 위안 이상 종목에 대해선 총액 쿼터 제한 없이 교차매매를 할 수 있게 된다.
선강퉁으로 해외투자자들에게 문호가 열리는 종목은 880개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는 후강퉁 시행으로 상하이 증시에서 해외 기관과 개인투자자들이 매매할 수 있는 종목(568개)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그만큼 투자할 기회가 많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
맥쿼리증권은 선강퉁 관련 보고서를 내고 "선강퉁 시행으로 중국은 자본의 해외 유출에 대한 걱정을 덜고 국제 투자자들은 가장 역동적인 중국 주식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게 됐다"고 평가했다.
선강퉁 시행 시기를 올 4분기로 예측한 맥쿼리증권은 선강퉁의 두 증시 모두 12% 가량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혜종목으로는 전자기기 업체인 메이디, CCTV업체인 하이크비젼, 음향업체인 고어텍 등을 꼽았다.
박진 NH투자증권 해외상품부장은 "선전 증시는 우리나라의 코스닥시장과 비슷해 신세대 IT, 바이오, 첨단제조업(반도체 포함) 신에너지, 신소재, 신에너지 자동차(전기차) 등 신기술 산업 기업들이 주로 상장돼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선전 증시는 주가수익비율(PER)이 상하이 증시(14∼15배)의 3배가 넘는 50배에 달하기에 투자위험도 큰 편"이라며 지나친 낙관은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신기술 기업이 몰려 있는 창업판은 적자 기업도 상장할 수 있는 데다가 PER가 72.7배에 달할 정도로 고평가된 상태여서 한층 더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미디어펜=김연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