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 대우조선해양의 단기자금 부족 문제가 해결돼 9월 위기를 무사히 넘길 것으로 예측된다.

21일 금융위원회와 산업은행에 따르면 산은은 대우조선해양의 단기 유동성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다음 달 초 2000억∼3000억원 규모의 단기 자금지원(브릿지론)을 할 방침이다.

그동안 일각에서는 대우조선이 다음 달 9일 만기가 도래하는 4000억원 규모의 기업어음(CP)을 상환하지 못하면 법정관리에 직면할 수 있다는 이른바 '9월 위기설'을 제기해왔다.

그러나 산은이 단기 유동성 지원에 나서기로 하면서 대우조선은 급한 불을 끄게 됐다.

대우조선은 앙골라 국영석유회사 소난골이 발주한 드릴십(이동식 원유시추선) 2척의 인도가 지연되면서 무려 1조원의 대금을 제때 받지 못해 그동안 자금난에 시달려왔다.

산은은 그동안 채권단 지원계획에 없던 추가 유동성 부족은 자체 자금조달로 해결하라는 원칙을 고수해 왔다.

산은이 이처럼 브릿지론을 하기로 입장을 바꾼 것은 그동안 대우조선의 발목을 잡아왔던 소난골 문제가 해결 기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대우조선은 드릴십 1·2호기를 다음 달 30일까지 인도하기로 소난골 측과 협의했다고 17일 공시한 바 있다.

금융당국은 소난골의 인도 지연 사태를 불러일으킨 자금조달 문제가 곧 해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소난골은 스탠다드차타드(SC) 등 드릴십 건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에 참여한 글로벌 금융사들에 계약유지(Waiver) 요청을 해 긍정적인 답변을 얻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더불어 드릴십 인도의 발목을 잡았던 대출 보증 문제는 무역보증공사와 수출입은행 등 국내 정책금융기관이 나서 해결할 것으로 보인다.

내달 말까지 드릴십 인도가 마무리되면 대우조선은 1조원의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게 된다. 당분간은 유동성 압박에서 한시름 놓을 수 있는 규모다.

앞서 금융당국은 유동성 부족은 자구계획을 짜 기업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구조조정 원칙을 세우면서 단기 유동성 미스매치에 한해 일시적으로 자금을 지원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금웅당국 관계자는 "소난골 드릴십 인도가 마무리되면 대우조선이 당분간은 유동성 위험에서 벗어나 정상화 작업에 시간을 벌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