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 한국형 헤지펀드(전문투자형 사모펀드)의 총자산 규모가 처음으로 6조원을 돌파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국내 헤지펀드 운용사들의 총자산 규모(AUM)는 6조2381억원으로 추산됐다.
2011년 말 도입된 한국형 헤지펀드의 자산규모는 2012년 9월 8000억원을 찍고 서서히 증가해 올해 1월 3조원을 처음 돌파했다.
2조원 불어나는 데 약 4년이 걸렸는데, 올 들어서는 7개월 만에 2배 수준인 3조원이 불어나는 폭풍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주식형 펀드의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고액 자산가들을 중심으로 헤지펀드 시장이 대안 투자처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주식형 펀드(상장지수펀드 제외)는 지난달 31일까지 23거래일 연속으로 자금이 빠져나갔다. 순유출된 자금은 총 2조원에 육박했다.
헤지펀드 시장 분위기가 좋아지면서 신생 운용사들도 우후죽순처럼 등장해 어느덧 헤지펀드 운용사 숫자는 49개로 불어났다.
특히 새내기 운용사들은 비록 굴리는 자금 규모는 적어도 수익률에선 기라성같은 대형 운용사들을 제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지난 8월 말 기준 한국형 헤지펀드 상품들의 연초 이후 수익률을 보면 신생사 파인밸류자산운용의 'IPO플러스'(약칭)가 15.95%로 가장 높았다.
이어 피데스자산운용의 '신짜오 1호'가 12.89%로 2위, 제이씨에셋자산운용의 '공모주 1호'가 8.41%로 3위를 차지했다.
4위와 5위 역시 신생 중소운용사인 타이거자산운용의 '5Combo'(8.26%), 라이노스운용의 'SPAC'(7.43%)이 이름을 올렸다.
운용사별 자산규모를 보면 삼성자산운용이 1조2417억원(10개 펀드)으로 여전히 압도적인 1위를 지키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6090억원(10개 펀드)로 2위에 올라 있지만 나머지 신생 운용사들로부터 거센 추격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3위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5천13억원, 4위 안다자산운용은 4857억원으로 자산규모 경쟁에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을 바짝 쫓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추세라면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 규모가 연말에 8조원대까지 불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융당국이 전문 운용사가 선점한 헤지펀드(전문사모집합투자업) 시장을 증권사에 열어주면서 대·중소형 증권사들은 너나없이 이 시장에 발을 들이고 있다.
증권사 가운데 가장 먼저 출사표를 던진 NH투자증권은 이미 2600억원 규모의 헤지펀드를 출시한 상태다. 연말까지 400억원의 추가 투자를 유치해 3000억원 수준으로 규모를 키울 예정이다. 이는 국내 단일 헤지펀드로는 최대 규모의 운용액이다.
NH투자증권에 이어 금융위원회 등록을 마친 토러스투자증권, 코리아에셋증권을 비롯해 교보, 삼성, LIG, 신영 등 다수 증권사들이 잇따라 헤지펀드 운용에 나설 계획이다.
[미디어펜=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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