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호남 출신 첫 보수정당 대표'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6일 김대중 전 대통령(DJ)의 부인 이희호 여사를 취임 인사차 예방했다.
이정현 대표는 이날 서울 동교동 김대중 도서관을 방문해 이희호 여사에게 과일바구니를 전달했고, 이 여사는 이 대표에게 자신의 친필 사인이 담긴 DJ 자서전을 건넸다.
먼저 이 여사는 "남편의 추도식에 참석해 줘서 정말 감사하다"고 짧게 인사했고, 이 대표는 "제가 정말 (DJ를) 너무 존경하고 어렸을 때부터 일찍 정치를 시작해 많은 걸 배우고 자랐다"며 "제가 정치로 보면 대통령님 손주세대가 될까요"라고 물었다.
그러자 이 자리에 배석한 김성재 전 문화부 장관이 "하여튼 표현 그대로 정말 수고를 많이 하셨고, 여사님도 '축하한다'고 말했다"고 답변을 대신했다.
이 여사는 더 이상의 안부를 묻거나 덕담을 건네는 대신 이 대표에게 여러 현안에 대한 당부를 쏟아냈다.
우선 "최근 남북관계가 악화되고 있다. 남과 북 양쪽이 서로 양보하며 평화롭게 지냈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나라 경제가 좋지 않은데 특히 청년들이 일자리가 없어서 고통이 심하다는데 여야가 합심해 모든 국민에게 따뜻한 온기가 고루 퍼질 수 있게 노력해주길 부탁드린다"고 말을 이어갔다.
이 대표는 "(DJ가) 남북관계에 좋은 업적들을 남겨주셔서 저희들이 정치 후배로서 많은 걸 생각하고 있다. 여러가지로 잘 하겠다"고 답한 뒤 "(DJ는) 그 어려운 상황에서 국민을 하나로 만들고 빠른 시일내에 IMF (외환위기) 이겨내고 빚을 다 갚고 잘해주셨다"며 "어제 당대표 연설할때 DJ를 (당시 한나라당이) 야당이면서 잘 못 도와드린 걸 사과한다고 공식적으로 어제 연설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여사는 이 대표의 사과에 화답하는 대신 "지난주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가 (김대중 도서관에서) 청문회를 했다. 세월호 사건은 참으로 안타까운일이고, 철저한 진상조사를 해야한다"고 주문했다.
이 여사의 말에 이 대표는 "여러가지로 많이 걱정을 끼쳐 드려 죄송하다. 정말 겪어서는 안될 큰 아픔이었다. 세월호는 안전사고의 문제점 백화점이라고 할 정도로 (원인이) 복합적이다. 하나하나 챙겨 반복되지 않도록 정치권이 정말 정신 차리겠다. 여사님이 걱정하시도록 한 점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 여사는 전날 이 대표가 연설에서 강조했던 '호남-새누리당 연대론'에 대해서도 "영호남을 뛰어넘어 화합했으면 좋겠다"고 했고, 이 대표 역시 "노력하겠다"고 답했다고 배석한 염동열 새누리당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비공개 대화에선 윤철구 김대중평화센터 사무총장 등 이 여사측 인사들이 ▲올해 16주년을 맞는 DJ 노벨평화상 수상 기념식을 국가적 행사로 열 것과 ▲전직 대통령과 배우자가 대통령 경호실의 경호를 평생 받게끔 하는 대통령 경호법 개정을 이 대표에게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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