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임종룡 금융위원장은 "대우조선이 부도에 이르렀다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일시에 13조원의 손실을 입었을 것"이라고 8일 밝혔다.
임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조선·해운산업 구조조정 연석 청문회에서 심상정 정의당 의원으로부터 "서별관회의에서 대우조선의 정상화를 고민한 것이 아니라 국책은행의 부실을 막을 방법을 고민한 것 아니냐"는 추궁을 받고 이렇게 답했다.
임 위원장은 "두 가지는 연결되는 것으로, 대우조선을 정상화해야 하는 이유 중에는 국책은행의 부실화를 막아 정책금융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을 막으려는 것도 있다"면서 "대우조선에 대한 산은·수은의 여신이 14조원에 달하는데, 충당금은 1조원이 채 되지 않아 대우조선이 부도가 나면 13조에 달하는 손실을 일시에 반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임 위원장은 또 지난해 실사에서 대우조선의 부족자금이 연말까지 2조4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는데 이보다 많은 4조2000억원을 지원했다는 지적에도 "기업의 존속을 위해서"라고 밝혔다.
그는 "4조2000억원은 올해 5월에 부족한 자금이고, 2조4000억원은 연말을 기준으로 본 것"이라며 "그 사이에 수입과 지출이 이뤄지기 때문에 숫자가 다른데, 지원액을 2조4000억원에 맞추면 5월에 기업이 부도에 이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4조2000억원이 한 번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고 자금수지에 맞춰 사용하는 것"이라며 "현재까지 나간 돈은 3조1000억원"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임 위원장은 김종석 새누리당 의원으로부터 "워크아웃 개시 이후 기업의 자산매각이나 인력구조조정 강도가 국책은행이 민간은행보다 낮다"는 지적을 받고 "뼈아프게 생각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보신주의에 입각해 약하게 진행한 것 아닌지에 대해서도 분석해봐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다만 그는 민간은행보다 국책은행이 기업을 워크아웃에 돌입시키는 시기가 늦고 지원도 늘어난다는 지적에는 "국책은행이 보유한 부실기업은 대부분 조선·해운 등 규모가 큰 산업이라 워크아웃에 들어가면 정상화를 어렵게 만드는 케이스가 많아 그 이전 단계인 자율협약으로 정상화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대규모 산업이다 보니 지원 규모도 커진다"고 해명했다.
[미디어펜=김연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