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대우조선해양에 정책자금을 투입한 것과 관련해 "자금이 투입되지 않았으면 즉각적 손실이 왔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 부총리는 8일 국회서 열린 서별관회의 청문회(조선해운산업 구조조정 연석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분식 위험 가능성을 인지했지만 그러한 정도로 해야만 되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분식을 알고도 지원했느냐는 질문이 재차 나오자 "위험성이 있다는 정도로만 인식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
유 부총리는 대우조선이 잘못될 경우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손실 규모가) 수십조원이 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서별관회의의 지원 결정이 국가보조에 해당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될 여지가 있다는 지적에는 "서별관회의는 협의를 위한 것으로 참석자들이 자연스럽게 의견을 개진하는 장점이 있다"면서 "지원에 대한 의견이 나왔던 게 사실이고 결과적으로 지원이 됐다. 결정을 한 자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그런 식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을 한다"고 답변했다.
유 부총리는 그러나 서별관회의가 '밀실에서 불법으로 이뤄진 회의'라는 시각에 대해서는 "불법이 아니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유 부총리는 "국가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에 (서별관회의 관련) 규정이 없는데 (앞으로) 회의록을 작성하려고 한다"면서 "후일에 공개하든지 요약으로 공개하든지 생각해보겠다. (다만) 모든 회의를 있는 그대로 공개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부총재직을 맡다가 휴직 중인 홍기택 전 산업은행 회장을 정부가 추천했느냐는 질문에는 "한국분 4∼5인이 지원했는데 정부는 (홍 전 회장을) 추천한 것이 아니라 한국사람을 시켜달라고 (AIIB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유 부총리는 한진해운의 법정관리로 물류 문제가 발생했다는 지적에 대해 "구조조정이 제대로 되려면 원칙이 있어야 하는데 이러한 원칙을 세우고 가다 보면 한진해운처럼 법정관리로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대기업이라고 해서 무조건 지원한다든가 부실이 드러났는데 국민 혈세로 지원하는 것은 더이상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웠다"면서 "그러다 보면 지금 한진해운처럼 법정관리로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은영 한진해운 전 회장이 부실 책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알짜 자회사만 가지고 경영을 포기한 데 대해 유 부총리는 "지금이라도 책임질 부분에 대해서는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유 부총리는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중 하나만 살리기로 구조조정 방향을 설정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가능하면 두 회사 모두 회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는 관점이었지만 결과가 이렇게 됐다"면서 "둘 중 하나만 남기려고 한 방침은 아니었다"고 부인했다.
[미디어펜=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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