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원·달러 환율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달러화 예금이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개인이 보유한 외화예금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등을 예상한 투자자금 수요로 사상 처음 100억 달러를 넘어섰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2016년 8월 중 거주자 외화예금 동향'을 보면 지난달 말 현재 외국환은행의 거주자 외화예금은 673억4000만 달러로 7월 말보다 11억1000만 달러 늘었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및 국내 외국 기업 등이 국내에 외화로 예치한 예금을 가리킨다.
미국 달러화 예금이 외화예금 증가를 주도했다.
달러화 예금 잔액은 569억2000만 달러로 한 달 사이 11억8000만 달러 증가하면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 7월 557억4000만 달러에 이어 두 달 연속 최대 행진을 이어갔다.
지난달 달러화 예금을 보유 주체로 보면 개인이 8억1000만 달러, 기업이 3억7000만 달러 각각 늘었다.
개인의 달러화 예금은 7∼8월에 모두 19억 달러 급증했다.
감충식 한국은행 자본이동분석팀장은 "지난달 개인의 투자성 예금으로 달러화 예금이 늘었다"며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으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예상이 많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 연준이 연내 금리를 올리면 원/달러 환율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하고 달러화가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였을 때 많이 산 것으로 풀이된다.
달러화와 달리 유로화 및 위안화 예금은 감소했다.
8월 유로화 예금 잔액은 30억9000만 달러로 1억8000만 달러 감소했고 위안화 예금 잔액은 19억 달러로 9000만 달러 줄었다.
이는 대기업의 수입대금 결제를 위한 예금 인출에 영향을 받았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엔화 예금은 잔액이 37억5천만 달러로 3000만 달러 줄었다
예금주체별로는 기업예금이 569억9000만 달러로 한 달 동안 2억3천만 달러 늘었고 개인예금은 103억5000만 달러로 8억8000만 달러 불었다.
개인 외화예금 잔액이 100억 달러를 넘기는 사상 처음이다.
개인 외화예금 잔액은 2013년 8월에는 44억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저금리 시대에 외화 투자로 자산을 불리려는 개인이 늘면서 3년 만에 2배가 넘는 수준으로 뛴 것이다.
지난달 외화예금 잔액을 은행별로 보면 국내 은행은 570억7000만 달러로 8억5000만 달러 늘었다. 외국은행 국내 지점은 102억7000만 달러로 2억6000만 달러 늘었다.
[미디어펜=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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