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항일 기자]강남발 재건축 열기가 한가위 명절 이후 더욱 달궈질 전망이다. 고분양가 논란의 증폭에도 불구, 재개발·재건축 분양단지는 실수요층이 아닌 투자세력이 주도, 갈수록 청약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도권 집값 상승을 견인 할 것으로 보인다.
15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강남 개포발 수도권 재건축·재개발 단지 분양이 추석 이후 수도권의 분양시장을 주도할 예정이다.
연내 서울의 재건축·재개발 물량은 모두 1만3900가구로 전국 물량(2만여가구)의 70%를 차지한다.
시장에서 초미의 관심은 분양가와 청약경쟁률. 그 중심에는 신반포 재건축 단지인 '아크로리버뷰(신반포 5차)', '래미안(신반포 18·24차)'와 강동 고덕주공 재건축인 '고덕 그라시움'이 자리할 전망이다. 이들 단지는 본보가 지난달 전문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유망단지 ‘톱 5’에 랭킹된 단지다.
분양 전문가들은 강남 재건축의 청약대열에 투자세력이 대거 가세, 상반기 개포 블레스티지와 루체하임, 디에이치 아너힐즈의 분양가와 청약경쟁률과 비슷하거나 뛰어넘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개포발 강남 재건축, 래미안이 열기 주도
삼성물산과 한신 18·24차 재건축조합 등에 따르면 현재 래미안은 3.3㎡당 4200만원대 선에서 분양가를 협의중이다. 대림산업과 한신5차 재건축조합 역시 4200만원대 전후 분양이 점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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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남권 재건축의 열기를 촉발시킨 강남개포 주공단지. |
지난해 인근 재건축 분양한 단지들은 3.3㎡당 평균 4300만원대 전후의 고분양가에도 불구, 인기몰이했다.
대표적인 단지들이 ▲래미안 서초 에스티지S(32대 1) ▲센트럴푸르지오 써밋(21대 1) ▲반포 래미안 아이파크(12대 1) 등이다.
당시 이들 단지는 3.3㎡당 평균 3900만~4000만원대의 분양가가 책정됐음에도 1순위 높은 경쟁률에 이어 완판을 이끌며 강남 재건축에 대한 인기를 실감케 했다.
올해 강남 재건축시장의 열기는 증폭일로다.
올해 1월 분양한 신반포자이는 3.3㎡당 평균 4278만원이라는 역대급 분양가에도 불구하고 37대 1이라는 경쟁률을 보이며 강남 재건축 시장을 예열했다. 열기는 지난 7월 분양한 '디에이치 아너힐즈'까지 이어지면서 중도금 대출이 안되는 단지임에도 평균 청약률 100대 1을 기록했다.
@정부, 고덕 그라시움 고분양가 '메스' 초미 관심
지난해 강남권 재건축 단지 최고 관심지역이 '송파헬리오시티'였다면 올해는 '고덕그라시움'이 열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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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강남권 재건축 단지 최고 관심지역은 단연 개포주공이었다. 추석 이후 강남권 재건축 열기는 '고덕그라시움'에서 폭발할 전망이다./고덕2재건축조합 |
'송파헬리오시티'는 9550가구 대단지 가운데 1558가구가 일반분양됐다. 전체 3.3㎡당 평균가격이 2626만원으로 전용 59㎡의 경우 최고 3000만원에 육박하는 등 분양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평균 30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이번 '고덕그라시움'은 총 4932가구 가운데 2010가구가 일반분양되면서 올해 전국 재건축 단지 가운데 최대다.
고덕 D부동산 중개사는 “고덕 재건축 아파트의 매매가가 최근 1년 동안 1억원 이상 뛰었다”며 “강남권 재건축 분양불패에 힘입어 고덕그라시움은 강동구 역대 최고가인 3.3㎡당 2500만원 가까이 분양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고덕 그랑시아와 경쟁력이 떨어지는 '래미안 명일역 솔베뉴'가 최근 3.3㎡당 평균 2303만원의 높은 분양가에도 불구, 평균 40대 1의 높은 경쟁률에 이어 ‘완판’에 이르는 등 재건축 투자열기에 고무된 바 크다”고 그는 말했다.
고덕동 인근 G부동산 관계자는 "고덕 그랑시아의 분양을 앞두고 투자 상담이 상당하다“며 ”저금리에 풍부한 유동성에 힘입어 이 단지의 청약 경쟁이 지난해 송파구 헬리오시티를 능가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변수는 지난해와 달리 정부가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의 일환으로 보증심사를 강화한 것이다.
실제 주택보증공사(HUG)는 '디에이치 아너힐즈'의 보증서발급을 2차례나 보류했고 정부가 분양보증심사 강화를 골자로 한 '8,25 가계대출 관리방안'을 시행한 만큼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일반분양 물량이 전체의 40%를 차지하는만큼 이번 분양가 책정이 터무니 없이 높아진다면 HUG의 규제를 받게 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강남권 재건축, 수도권 주택값 견인
J부동산 관계자는 "소형평면의 경우 평균 2500만원대 분양이 예상되는 만큼 제재의 우려가 있다"면서도 "전체 평균 가격이 여전히 2300만원대 안팎이라면 예정대로 사업이 진행될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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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추석이후 강남권 집값이 전국에서 가장 많이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kb국민은행 |
kb국민은행의 ‘추석 이후 전국 주택가격 전망지수’에 따르면 추석을 앞둔 지난달 지역 중개업계를 대상으로 9월 이후 집값을 전망한 결과, 서울 강남권의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를 것으로 조사했다.
강남권 주택가격 전망지수는 119.5(지수=100 기준)로서 전국 지자체 가운데 수위를 차지했다. 이어 인천과 부산, 강북이 뒤를 이었다.
올들어 강남 3개구의 아파트값은 서초구와 강남구, 송파구가 각각 3.90%와 3.86%, 3.74%로 전국 기초 지자체 가운데 2위와 3,5위를 달렸다.
강남권의 매매가가 지역 중개업계의 전망대로 나올 경우 강남3구의 집값은 서울 뿐만 아니라 수도권의 주택가격 상승을 견인하는 중심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강남구의 아파트의 3.3㎡당 평균 매매가는 4,000만원을 처음으로 돌파했다. 서초구는 3600만원에 바짝 다가섰고 송파구는 2,700만원을 눈앞에 뒀다.
추석 이후 재건축 분양가가 고공행진할 경우 이들 강남 3개구의 집값은 상승세를 타는 데 이어 그 훈풍은 강북과 경기도, 인천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한문도 한국부동산박사회 회장은 “강남권 재건축시장은 실수요가 아닌 ‘단타’ 투자세력의 주요 무대로 전락했다”며“중산층이 붕괴되는 상황에서 강남권 재건축 분양단지가 강남 3개구의 주택값을 역대 최고가로 끌어올리는 동시에 수도권의 집값 상승의 이끄는 앵커가 될 경우 집값 버블의 후폭풍이 몰아칠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미디어펜=조항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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