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1일 "뼈를 깎는 자구노력이 전제돼야 채권금융기관의 지원이 가능하다는 원칙에 따라 흔들림 없이 구조조정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유 부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4차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자기 책임을 다하지 않는 부실기업에 대한 원칙 없는 지원은 국민의 소중한 세금을 낭비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유 부총리의 발언은 한진그룹의 지원 없이는 한진해운에 대한 채권단의 추가지원 역시 없다는 원칙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한진해운의 파산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앞서 한진해운의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맡고 있는 서울중앙지법 파산6부도 하역작업 지체로 하루에 약 210만 달러(약 24억원)의 용선료와 연료비 채무가 불어나고 있으며 여기서 시간이 더 지연되면 파산이 불가피하다고 경고한 바 있다.
유 부총리는 한진해운발 물류 대란에 대해 "일부 수출입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범부처가 협업해 긴밀하게 대응해 나가고 있다"며 "국내외에서 30척이 하역을 완료하는 등 조금씩 해결의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관계부처 합동대책 테스크포스를 수시로 개최해 선적된 화물이 조속히 하역될 수 있도록 주요 거점항만과 각 선박별 상황을 밀착 점검하고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중소화주에 대해서는 상담과 정보제공 등 1대1 맞춤형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 부총리는 최근 경제 상황에 대해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 이후 소비를 중심으로 내수 활력이 주춤한 가운데 제조업, 조선업 밀집지역의 고용여건도 악화되고 있다"며 "북한의 핵실험과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금지법(일명 김영란법) 시행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지난 2일 국회를 통과한 추가경정예산안과 관련해서는 "추석 전 지방정부에 교부한 3조7000억원을 포함해 추경 집행관리대상 8조6000억원의 71%에 달하는 6조1000억원을 집행했다"며 "추경 자금이 현장에 조속히 투입될 수 있도록 관계부처 간 협업체계를 가동해 집행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중고차 시장 활성화 방안도 밝혔다.
유 부총리는 "최근 성장하고 있는 중고차 시장 활성화를 위해 관련 제도를 개선하고 인센티브를 강화하겠다"며 "매매단지 인근에 중고차 보관용 차고지를 허용하는 등 규제 완화를 추진하고 중고차 평균시세정보 제공, 불법행위 단속 등을 통해 소비자 보호조치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유 부총리는 이날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한국 시간으로 내일 새벽에 있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대해 "컨틴전시 플랜을 준비하고 있지만 어떻게 될지는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에서는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낮게 보는데 그 판단을 존중한다"며 "(금리를 올려도) 연초부터 예상했던 일이어서 바로 위기로 오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오는 23일에 있을 금융노조 총파업에 대해서는 "성과 임금제 때문에 총파업을 한다는 건데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본다"며 "임금을 낮추자는 것도 아니고 그런 일로 총파업을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미디어펜=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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