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재현 기자] 지난해 산업은행 천문학적인 손실에도 불구하고 성과급을 받는 등 금융공공기관 경영평가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선동(새누리당)의원은 산업은행이 2015년 1조8951억원의 순손실이 발생했음에도 성과급을 주는 금융공공기관 평가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공공기관 경영평가는 자율·책임경영 체제를 확립해 경영의 효율성과 공공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기획재정부가 주관해 시행하고 있다. 금융공공기관 중 한국산업은행, 중소기업은행, 수출입은행, 한국거래소, 한국예탁결제원 등 5개 기관에 대해서는 금융위가 주관해 경영실적을 평가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부실 사태에 불구하고 홍기택 전 산업은행회장과 이덕훈 수출입은행장은 각각 5530만원, 5740만원의 성과급을 지급받았다.
이에 대한 반대여론이 커지자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임원은 성과급을 전액 반납하기로 했다. 천문학적인 손실에도 불구하고 성과급을 줄 수 있는 경영평가제도를 개선해야 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계기가 됐다.
경영평가는 △재무(5점) △고객(62점) △책임경영(32점) 항목에 대해 사전에 정해진 평가지표와 배점을 기준으로 결과에 따라 성과급을 부여하고 있다. A등급 기관의 경우 기관장은 연봉 100%, 직원은 월급여 180%, C등급 기관의 경우 기관장은 연봉 30%, 직원은 월급여 110%를 지급하고 있다. D·E등급은 지급하지 않는다.
최근 3년간 금융위 주관 금융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를 보면, 대우조선해양 사태에 따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등급이 A등급에서 C등급으로 하락했다.
대우조선해양 부실에 대한 관리·감독 소홀의 책임을 물었다지만 여전히 성과급을 받을 수 있는 C등급이다.
특히, 산업은행이 C등급을 받은 2015년 재무분야 이익목표 달성도는 139%나 되었는데, 이 보다 재무성과가 좋지 못했던 2013년은 109%를 달성하고도 A등급을 받았다.
계량 및 비계량지표를 종합평가한 결과라는 것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산업은행은 2013년 1조447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2015년에도 1조8951억원의 순손실이 기록했다.
큰 손실이 났음에도 불구하고 이익목표를 초과달성했다고 평가 받은 것은 대손충당금을 반영하지 않는 '충당금 적립 전 이익'을 평가기준으로 잡았기 때문이다.
이런 사정에 정책금융 업무를 수행하면서 입은 손실에 대해서 한국산업은행은 전혀 책임지지 않는 구조가 돼버렸다.
일례로, 2013년 한국산업은행이 대우건설을 인수하게 되면서 이익목표 달성액이 3000억원이나 하락하게 되자 해당 손실은 "정부정책을 수행하면서 발생한 손실이기 때문에 산업은행 책임이 아니다"라는 취지로 보고서를 제출했다. 전체 평가결과 A등급을 받았다.
현행 평가체계 아래에서는 산은의 책임감 있는 경영과 자율성을 해치게 되고 천문학적인 부실이 나도 아무도 책임을 지는 사람이 없는 사태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경영평가는 피평가기관에서 제출한 실적보고서를 3차례 회의를 통해 검토할 뿐이고 전년도 미이행 사항 점검과 지적사항 개선 대책, 발전방안 제시 등 결과보고서를 만드는 과정이 없다.
기획재정부 주관 공공기관 경영평가는 평가분석과 직원 7명을 중심으로 교수, 회계사, 변호사, 노무사 등 155명의 민간전문가가 참여하는 경영평가단을 구성해 약 5개월에 걸쳐 심도 있는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금융 공공기관 경영평가는 11인으로 구성된 경영예산심의회에서 3차례 회의를 통해 결정하고 관련 예산은 회의수당 10만원, 안건검토 수당 10만원에 불과한 것과 대비된다.
김 의원은 "현행 평가체계를 유지하는 이상 산업은행의 자율·책임경영 체제를 확립하겠다는 것은 연목구어가 될 것"이라며 "재무 평가기준을 보완하고, 현장방문, 기관장 면접 실시 등 경영평가체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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