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항일 기자]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출시 중단과 현대차의 경영난 등 국가 경제가 위기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금융권을 내세워 집단대출 등 주택담보대출 규제에 나서면서 분양 등 주택시장이 초비상이다.
정부가 꺼내든 주택담보대출 카드는 분양시장을 투기판으로 삼는 강남 등 소득 상위층에게는 별다른 영향이 없는 반면 LH의 공공주택만을 바라보는 무주택 서민에게는 직격탄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LH 등 공공주택의 공급대상자가 신혼부부와 다자녀 등 출산 장려책의 대상자이면서 장기 군복무자, 국가유공자, 장애인 등 주거복지가 절실한 저소득층이어서 보금자리와 집단대출의 규제강화의 후유증은 사회적인 문제로 비화될 소지가 농후한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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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늘어만가는 가계부채를 위해 '중도금 대출 규제' 카드를 꺼내들면서 피해는 고스란히 서민들의 몫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건설사들은 중도금 대출 취급 은행을 구하지 못한 가운데서도 분양을 강행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사진은 지난 14일 분양한 '의왕백운밸리 효성해링턴 플레이스' 견본주택 현장. |
18일 금융당국과 주택업계에 따르면 1300조원에 이르는 가계부채의 증가속도를 완화하기 위해 정부가 주택관련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서민들의 내집마련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8.25 가계부채 관리방안'에 따라 이달부터 주택금융공사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중도금 대출 보증비율을 100%에서 90%로 낮췄다. 은행으로써는 대출 위험도가 10% 늘어난 것이다.
중도금 집단대출에 대해 정부가 직접적으로 규제를 가하고 있지 않지만 상황이 변한만큼 시중은행들이 몸사리기에 들어갔다. 중도금 대출을 신청한 개인에 대해 소득관련 서류를 의무적으로 확보하게 하는 등 심사가 깐깐해졌다.
@민간 분양 집단대출, 실수요자 부담 가중
1금융권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자금조달이 어려워진 일부 중견·지역건설사들은 새마을금고, 수협,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지만 이 마저도 여의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평균 3.5%의 대출금리가 적용돼는 1금융권 집단대출과 달리 2금융권의 경우 평균 4%대로 1%p 이상 금리가 높기때문에 건설사나 수요자 모두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중도금대출을 강남3구와 일부 수도권 등 분양열기가 뜨거운 지역에 한정해 시행하기로 결정방침을 내린 시중은행들도 있다.
최근 우리은행은 강남3구와 신도시 등 청약 인기 지역 위주로 집단대출을 실시한다는 내부방침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심사는 1순위 청약이 마감된 후 분양률이 최소 80% 이상인 사업장을 중심으로만 진행하고 있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 뿐만 아니라 다른 은행들 역시 강남과 신도시 등 사업 리스크가 적은 곳 위주로 집단대출을 허용하라는 지침이 지점마다 전달됐다.
@무주택 서민 내집마련 "더 멀어진다"
시중은행들의 보수적인 방침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서민들의 몫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급하는 공공임대주택도 예외 대상은 아니다.
특히 지난 2010년 하남감일 보금자리주택 사전청약자들의 경우 6년만에 사업이 결정되면서 오랜 기다림의 고통을 끝내는 듯 했지만 이번 중도금 집단대출 규제로 또 다른 벽에 부딪치면서 앞날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지난 5월과 6월에 각각 분양한 수원 호매실지구(A7블록)와 화성동탄2지구(A44블록) 임대아파트의 경우 오는 12월 1차 중도금 납부를 시행해야 하지만 여전히 취급은행을 찾지 못했다.
금융권은 게다가 서민의 주택담보대출 창구인 보금자리론과 적격대출을 축소 또는 중단했다.
LH관계자는 "시중의 여러 은행을 대상으로 중도금 대출 취급 요청을 했으나 모든 은행이 집단대출 관리 지침에 따라 대출을 취급할 수 없다며 거절했다"고 말했다.
서민 아파트에 보금자리론 축소에다 집단대출이 어려울 경우 파장은 일파만파다. 특히 공공 분양·임대 아파트 계약자는 생애최초외 신혼부부, 다자녀뿐만 아니라 국가 유공자, 장기복무 군인, 장애인 등에 공급한다. 공급분의 일반분양분은 3년 이상 무주택자에게 우선 공급 중이다.
공공성의 LH 공급주택에 대한 금융권의 집단대출 거부는 정부의 저출산 대책에 역행할 뿐만 아니라 저소득층의 내집마련 꿈 실현에 배치되는 등 일파만파의 후유증을 야기한다는 점에서 보완대책이 시급히 마련돼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민간 분양 사고 발생 시 대책없다
민간분양단지에 집단대출 강화도 경제 사회적인 후유증을 낳을 전망이다.
중도금 대출 규제 강화로 취급 은행을 찾기 힘든 가운데서도 건설사들이 분양일정을 강행하면서 건설사가 경영위기에 직면했을 때 이들 분양단지 계약자들의 부담이 높아지거나 분양사고 시에 입주예정자의 피해가 속출할 수 있다.
지난 14일 견본주택을 개관한 경기 의왕시의 '의왕백운밸리 효성해링턴 플레이스'는 분양승인은 물론 중도금 대출 취급 은행을 구하지 못한 채 방문객들을 끌어 모아 논란이 일었다.
효성 분양관계자는 "현재는 농협과 중도금대출 협상이 돼 있다"며 "최근 중도금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분양 이후에도 취급 은행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중도금대출 규제로 인한 피해는 수요자에게 돌아갈 것"이라며 "미분양 우려가 있는 지방 부동산시장의 침체가 가속화되면서 분양시장의 양극화는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조항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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