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시경 기자] 정부에서 3일 ‘11.3 부동산대책’을 발표하자 전문가들은 “실제로 투기수요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평을 내놓고 있다.

당초 예상한 것보다 더 고강도의 대책이 나왔다는 분석이 대다수다. 

   
▲ 강남 4구의 재정비사업 아파트들을 중심으로 정부가 분양시장에 상당히 고강도의 대책을 내놓아 화제가 되고 있다. 사진은 대치동 은마아파트./자료사진=미디어펜DB


박인호 숭실사이버대 교수 역시 “대책을 통해 청약과열 현상이 진정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규제와 함께 내년부터 입주 물량이 늘면 건설사가 타격을 입고 수요자는 중도금 잔금을 못 내 입주를 못 하는 등 경제 전반으로 확산될 부작용도 우려된다”며 “이러한 부작용은 이미 예상되던 것으로, 이에 대한 정부의 대책이 준비되지 않은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부동산 경기 침체의 대안으로 ‘건축총량제’를 제시했다. 각 지역별로 민간 전문가를 발탁, 지역 여건에 맞춰 다음해 공급 물량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분양시장에서 물량 예측이 가능하므로 지속적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박 교수는 설명했다.

한문도 대한부동산학회 회장은 “이번 부동산대책은 그야말로 정부가 칼을 뽑아든 것”이라며 “특히 택지 전매 규제, 재당첨 제한 등은 상당한 고강도의 대책으로 판단된다”고 운을 뗐다.

다만 1순위 청약 자격 제한과 전매제한기간 강화에 대해서는 아쉬운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한 회장은 “1순위 청약 자격 제한의 경우 시장의 단기 투자세력을 잠재울 것으로 기대된다”면서도 “그러나 1순위 자격을 얻는 기간을 늘리지 않은 것은 실효성 측면에서 다소 아쉽다”고 강조했다.

기존 분양시장에서 수요자가 청약통장을 1년 이상 유지하면 1순위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이를 지적한 한 회장은 “현 상황에선 1순위 자격자가 너무 많아 쉽게 청약에 몰려든다”며 “2년 이상으로 늘려야 무리한 대출수요자가 감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전매제한기간 강화의 경우 “전매제한 기간이 끝나기도 전에 공인중개사가 공증을 세워 미리 돈거래가 오간 뒤 기간 끝나는 즉시 계약을 완료하는 편법이 현재도 암암리에 실시되고 있다”며 “기간을 강화한다고 해서 이같은 편법이 실질적으로 사라질 것이라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함영진 부동산 114 리서치센터장은 “대책 발표 전까지 재건축·재개발로 뜨거운 강남 지역 등 몇몇 소수 지역을 중심으로 진행될 줄 알았는데 범위가 넓어 인상적”이라고 답했다.

이어 "전매제한기간 강화를 따져보면 강남·서초·송파·강동구 등 강남 4구나 과천은 입주 때까지 전매 금지로 인해 분양권 전매시장이 통째로 사라진다고 보면 된다"며 "이로써 단기차익을 노리는 투자자의 막아 실수요자 입장에서 당첨 확률이 높아지고, 인근 새 아파트들의 치솟는 고분양가에도 제동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1순위 청약자격이 세대주로 제한되고 다주택자가 자격을 잃게 되므로 실질적으로 청약이 가능한 ‘유효 청약자 수’가 감소할 것"이라며 "정책이 시행되면 서울과 부산 등 전국적으로 높은 경쟁률과 분양가상승률을 기록해온 지역은 청약경쟁률뿐만 아니라 계약률도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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