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최순실 청문회’에서 박헌영 씨에게 위증 지시 의혹을 받고 있는 이만희 새누리당 의원은 17일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중앙일보의 보도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다만 청문회 이틀 전인 지난 13일 더블루K 직원이었다는 두명의 남성이 연합뉴스 기자와 자신을 찾아온 사실을 밝혔다.
이 의원은 “청문회 자리 이외에, 그 전후로도 박헌영과 만나서 얘기하거나 통화한 사실이 전혀 없다”면서 “다만 13일 밤 연합뉴스 기자 한명과 모르는 남성 2명이 의원 사무실에 찾아온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 사실 때문에 덫에 걸린 것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는 이 의원은 “연합뉴스 경제부 소속이라는 기자 한명이 보좌관을 통해 최순실 씨와 관련해서 만나고 싶다고 연락이 와서 13일 밤 의원사무실에서 만났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연합 기자와 함께 사무실을 방문한 남성 2명은 더블루K에 근무했던 사람들로 고영태·박헌영·노승일 씨와 잘 아는 관계라고 본인을 소개했다고 한다. 이 남성들은 박 씨 등과 한국체대 선후배 사이라고 자신들을 소개하면서 JTBC가 최초 공개한 ‘최순실의 태블릿PC’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두명의 남성에게 평소 궁금했던 ‘태블릿PC 주인이 누구라고 생각하는지’를 물었고, 이 남성들은 지난 9월3일 더블루K 사무실이 이전하던 날에 있었던 사실을 말해줬다고 한다.
이 의원은 “두 남성은 JTBC가 입수했다는 태블릿PC는 평소 사람들에게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하고 사무실에 방치되던 PC였다고 말했다”며 “이사하던 날 최 씨가 직원들에게 ‘고영태 물건은 건드리지 말고 그대로 두고 나오라’고 지시했고, 직원들은 이 PC가 고 씨 것인 줄 알고 고 씨의 책상 서랍에 넣어두고 나왔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평소 최 씨와 고 씨의 사이가 나빴던 탓에 나중에 고 씨가 자신의 물건이 없어진 사실을 알게 되면 최 씨에게 항의할 것을 우려해 최 씨가 그런 지시를 내렸다고 당시 직원들이 판단한 것 같더라”고 이 의원은 덧붙였다.
이 의원은 “내가 만난 두명의 남성은 이런 사실 때문에 JTBC가 보도한 태블릿PC의 주인이 고영태 씨로 생각하고 있었다”면서 “내가 ‘그 PC가 JTBC에서 입수한 것과 일치한다고 확신할 수 있나’ 물으니까 하루는 고영태 씨가 PC 충전기를 사오라고 박헌영 씨에게 지시했던 일화도 전했다”고 말했다.
고 씨가 박 씨에게 태블릿PC 충전기를 사오라고 심부름을 시킨 일이 있었는데 태블릿PC가 구형이어서 맞는 충전기가 없는 바람에 박 씨가 구해오지 못하자 고 씨가 공개적으로 핀잔을 했고, 이 때문에 직원들이 모두 기억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대화 내용을 전한 이 의원은 “나를 만나러 온 그 남성들은 PC 안에 들어있는 내용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면서 “하지만 나는 PC 안 내용은 추후 검찰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겠지만 그 남성들 주장대로 태블릿PC의 주인이 고 씨의 것일 수도 있겠다고 판단했다”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재차 “박헌영 씨를 만난 사실은 전혀 없고, 위에 말한 두 남성을 만난 것이 전부로 국조특위 소속 의원으로서 제보를 받고 확인작업을 하는 차원이었다”며 “중앙일보가 보도한 위증 지시 의혹은 명백한 허위이므로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의원은 “당시 연합 기자와 두 남성과의 대화에는 보좌관도 참여했고, 증언으로 사용될지 몰라 당시 녹음했으므로 희미하게나마 녹취록도 있다”고 했다.
이 의원은 “더블루K 직원 출신이라는 두 남성을 만나 대화한 결과 JTBC가 입수한 태블릿PC가 더블루K 사무실에서 나왔고, 또 당시 직원들은 고 씨의 것으로 알고 있었다고 판단했다”며 “다만 최 씨와 태블릿PC의 동선이 일치한다는 검찰의 주장이 있으니 최종 주인이 누군지는 검찰이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중앙일보는 이날 월간중앙이 지난 13일 고 씨를 인터뷰한 내용을 인용해 새누리당 의원이 태블릿PC와 관련해 박 전 과정에게 위증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고 씨는 “박 전 과장이 새누리당의 한 의원과 사전에 입을 맞추고 4차 청문회에서 위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 씨는 또 “최 씨와 일하며 태블릿PC를 본 적이 있냐고 물으면 최 씨가 아닌 고 씨가 들고 다니는 것을 봤다. 한번은 태블릿 PC 충전기를 구해 오라고도 했다는 식의 스토리로 진행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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