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국내 조선업계의 올해 연말인사가 자취를 감췄다. 최근 몇 년간 이어진 극심한 불황에 엎친데 덮친 격으로 ‘수주절벽’까지 겹치면서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임원인사 마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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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조선업계의 올해 연말인사가 자취를 감췄다. 최근 몇 년간 이어진 극심한 불황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수주절벽’까지 겹치면서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임원인사 마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 것이다./현대중공업 |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 ‘빅3’(삼성중공업‧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 가운데 올해 임원인사를 단행한 곳은 현대중공업이 유일하다. 대우조선과 삼성중공업 인사는 해를 넘길 공산이 크다.
조선 빅3 가운데 가장 먼저 인사를 단행한 현대중공업은 예년에 비해 승진 폭을 대폭 줄였다. 올해는 전체 임원의 약 20%를 교체했다. 지난해 114명이 승진한 것과 비교하면 올해 승진은 5분의 1수준에 그친 셈이다.
조직개편과 희망퇴직 등으로 어느 해 보다 우울한 연말을 보내고 있는 대우조선은 정기 임원인사를 내년으로 연기될 전망이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임원인사는 내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통상 임원인사에 앞서 이뤄지는 직원인사도 내년으로 연기될 가능성이 크다.
대우조선은 실적 악화가 본격화된 2014년부터 승진 폭은 최소화되고, 통상 연말에 진행되던 정기인사도 해를 넘겨왔다.
지난해 6월 발표한 2014년 인사에서는 8명이 상무로 승진했으며, 올해 4월 단행된 작년 인사는 부사장 1명을 포함해 7명이 승진했다. 지난 2011년 41명이 승진한 것과 비교하면 4배가량 줄어든 셈이다.
삼성중공업은 그룹 차원의 사장단 인사가 ‘최순실 게이트’ 등 검찰 수사로 연기되면서 임원인사는 손도 못 대고 있다. 삼성그룹은 매년 12월 초 단행해온 사장단 및 임원 정기인사를 연기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조정 등 당면한 현안을 속도감 있게 처리하는 삼성중공업은 임원인사마저 미뤄지면서 내년도 사업구상 등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조선업계의 경우 업황 침체에 따른 불확실한 경영환경이 예상되고 구조조정 등 시급히 해결해야 할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며 “임원인사가 장기간 미뤄질 경우 선제적 대응이 어렵고, 내년도 사업 구상 등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해 실적부진 등을 고려한다면 삼성중공업의 승진자는 예년과 비슷한 한 자릿수에 그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