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항일 기자] 올해 수십대 1의 평균청약률을 기록했던 강남 재건축 단지가 11·3 부동산 대책으로 인한 규제 강화 속에 분양권 거래는 물론 수억원의 프리미엄도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이는 향후 전매제한이 끝나는 강남 재건축 단지는 물론 강북·서울 은평 등 재개발·재건축 단지로 확장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 올해 수십대 1의 평균청약률을 기록했던 강남 재건축 단지가 11·3 부동산 대책으로 인한 규제 강화 속에 분양권 거래는 물론 수억원의 프리미엄도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사진은 지난 7월 분양에서 평균 100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현대건설의 '디에이치 아너힐즈' 견본주택 현장.

25일 부동산업계와 건축업계에 따르면 올해 전국 분양시장을 후끈 달아오르게 한 강남 개포주공 재건축 브랜드 단지들이 전매제한이 해제되면서 분양권 프리미엄의 하락세가 뚜렷하다. 

올해 개포주공 재건축 단지는 삼성물산의 '래미안 블레스티지'(3월 분양)와 현대건설의 '디에이치 아너힐즈' 등 2곳이다. 이들은 각각 10월과 12월 분양권 전매제한이 해제됐다. 

'래미안 블레스티지'는 1순위 청약에서 평균 33.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개포주공 재건축 사업의 '마수걸이' 분양에 성공했다. 당시 로얄층의 경우 1억~2억원의 분양권 프리미엄이 붙는 등 인기로 불법전매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분양권 전매를 시도하는 청약자가 상당했다.

그러나 지난 10월 전매제한이 풀리면서 오히려 수억원의 분양권 프리미엄은 실종됐다. 

국토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지난 4월 전용 59㎡의 경우 10억2000만원(19층)에 거래되던 분양권은 지난 10월 10억3000만원(14층)에 거래되면서 프리미엄이 1000만원에 불과했다. 

거래량도 줄어드는 추세다. '래미안 블레스티지'는 전매제한이 해제된 10월 신고된 분양권 거래량은 32건인데 반해 11월은 22건으로 감소했다. 

11·3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이날 기준으로 12월 등록된 거래된 분양권은 9건에 불과하다. 

9억원 이상 주택에 대한 중도금 대출 규제가 적용된 첫 단지로 화제를 모은 '디에이치 아너힐즈'도 다소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단지는 3.3㎡당 4300만원에 육박하는 고분양가에도 불구하고 1순위 청약에서 평균 100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주거가치를 확인했다.

분양 당시 '래미안 블레스티지'와 마찬가지로 수억원대의 분양권 프리미엄이 붙는 등 당첨만 되면 '로또'로 여겨졌지만 11·3 대책과 내년 부동산 경기를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가격 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개포동 인근 N공인중개사 대표는 "내년 부동산 경기가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른 정부의 대책 등이 부동산 시장의 침체를 가져올 것 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시장이 급속히 얼어붙고 있다"며 "매수자는 가격이 더 떨어질 때까지 기다리고 있고 매도자는 값싸게 내놓으려 하지 않기 때문에 거래 자체가 없다"고 설명했다.

강남발 부동산 시장의 냉각화는 서울 전지역으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서울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입주권을 제외한 서울의 분양권 거래량은 442건으로 지난 10월(602건)과 비교하면 26.5% 감소한 수치다. 12월은 이날 기준으로 299건으로 전달과 비교해 32.4% 줄어들었다. 

특히 강남3구(강남·서초·송파)는 모두 지난달에 비해 거래량이 줄어든 모양새다. 구별로는 ▲강남 40→21건 ▲서초 31→28건 ▲38→16건 등이다. 

올해 재개발이 활발했던 강북 지역에서도 ▲강북 7→3건 ▲성북 23→13건 ▲마포 16→9건 등으로 거래량이 감소, 부동산 시장이 관망세로 돌아섰다.

서성권 부동산114 선임연구원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등 정치적·경제적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있어 현재와 같은 약보합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내년 주택시장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여서 내년 초까지는 관망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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