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1분기 서울 등 수도권 입주 물량.서울은 한 해 전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142% 급증, 고덕 래미안힐스테이트와 종로 경희궁자이 등 유명 대단지로 입주 초기 입주대란으로 불꺼진 아파트로 남을 전망이다./미디어펜DB
[미디어펜=조항일 기자]"매매가 뜸하다. 상당수 빈집 상태로 입주단지에 한겨울 찬바람이 몰아칠 듯하다."

이번 주와 다음달 새집들이를 앞둔 서울 강동구 고덕동 래미안힐스테이트와 종로구 '서울 경희궁자이' 주변 부동산 중개업계의 전언이다.

"매수문의는 없으나 전세나 월세 문의는 더러 있다. 입주의향이 있는 사람도 집이 팔리지 않아 계약을 망설이고 있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달부터 입주를 시작하는 '고덕 래미안 힐스테이트'(3,658세대)와 '종로 서울 경희궁자이'(2,415세대) 등 대단지에 매매와 전월세가 쏟아지고 있으나 비수기 거래 단절로  입주초기 '블꺼진‘ 아파트로 전락할 전망이다.

오는 5일부터 입주가 시작하는 '고덕 래미안힐스테이트'는 한겨울 비수기에 시세가 약세로 전환되면서 매매와 임대 등 매물 거래가 답보상태, 매물이 입주 세대의 3분의 1에 달한다는 게 인근 부동산중개업계의 귀띔이다.

   
▲ 5일부터 입주예정인 서울 강동구 '고덕 래미안힐스테이트'

고덕동 R부동산중개사는 "입주 단지의 매물이 쏟아지면서 전용 84㎡의 중간층 전세가 5억 원 안팎으로 인근 고덕 아이파크'에 비해 5,000~8,000만원 낮다"며"새집에 매매나 임대를 원하는 사람도 기존 살고 있는 집이 팔리지 않아 계약을 망설이고 있다"고 전했다.

종로구 교남동 '경희궁자이' 인근 부동산중개업소는 "매매를 포함 임대 물건이 1,000건이 넘는 상태다"며"조합원와 분양 계약자들이 앞 다퉈 물건을 내놓고 있으나 매수자가 드물어 호가만 있을 뿐 시세가 약세다다"고 밝혔다.

이 단지의 전용 84㎡의 매매가는 단지와 동·호수마다 다르나 9억 원 안팎으로 분양가에 1억원 내외 오른 가격이 시세이나 거래가 소강상태다. 전세는 7억 원 안팎으로 이 역시 매수자들이 입주 중인 집이 나가지 못해 계약을 망서리는 중이라고 인근 중개업계는 전했다.

도시정비사업인 이들 대단지는 조합원이 이주비를 갚아야 하는 데다 부동산 경기가 하락 조짐을 보이자 수억 원에 가까운 차익을 조기 실현하기 위해 매물로 내놓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분양분도 중도금 무이자 대출을 고금리의 개인 주택담보대출로 전환해야 하고 계약금의 30%에 달하는 잔금을 치러야 하는 부담 등으로 차익실현 차원에 입주를 포기,매물로 내놓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고덕동 R부동산중개사는 "시세차익이 상당한 조합원이 내달 5월 등기를 앞두고 이주비 대환 등을 위해 내놓은 매물이 상당하다"며"일반분양분은 중도금 무이자 대출을 주택담보대출로 전환해야 하는 데다 치러야 할 잔금도 만만치 만만치 않아 입주를 포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고덕동의 경우 지난 2011년 말 입주한 고덕아이파크가 주택시장 냉각으로 상당기간 동안 빈집인 상태가 오랫동안 지속됐다"며"부동산 경기 냉각이 지속될 때 고분양가 대단지도 상당 기간 '불꺼진' 아파트로 남을 공산이 크다"고 밝혔다.

   
▲ 2월 말 입주예정인 서울 종로구 교문동 '경희궁 자이'

사실 입주대란으로 빈집상태를 지속할 대단지는 수도권 도처에 널렸다.

국토부에 따르면 이달부터 3월까지 3개월 동안 서울 등 수도권의 입주예정 아파트는 3만2,800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0.30%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서울은 이 기간 중 1만2,400가구로 전년 동기대비 142% 급증할 전망이다. 강동구 고덕과 종로구 경희궁자이 등의 대단지 입주에 따른다. 이어 경기도는 1만9,600가구로 75% 늘어난다.

경기도 김포와 화성의 신도시도 예외가 아니다. 올해 1분기 중 김포 한강신도시와 인접 강정지구 등 한강신도시 일대에는 3개 단지에 모두 4,716세대가 새집들이 예정이다. 동탄2신도시도 4개 단지에 2,000 가구 가까이 입주한다.

비수도권에서는 세종시가 입주폭탄으로 시세 하락과 함께 '불꺼진'아파트의 대열에 오를 공산이 크다. 1분기 중 세종시의 입주량은 4개 단지, 2,900가구에 육박한다.

   
▲ 수도권은 2018년까지 공급과잉으로 역전세난과 불꺼진 아파트라 상당수에 달할 전망이다/미디어펜DB

세종시는 연간 1만6,000가구 가까이 입주예정이며 화성 동탄2와 김포 한강, 시흥시 등이 뒤를 잇는다.

올해 공급과잉 경계령이 내린 이들 지역에서 연중 새집들이가 대거 이어지면서 주택가격 하락은 지속, 일부 역전세난에 깡통 전세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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