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 연루 의혹으로 논란을 빚었던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연임에 성공했다.

   
포스코는 25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이사회를 열고 권 회장을 최고경영자(CEO) 단독 후보로 주주총회에 추천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주주총회에서 공식 승인을 받는 절차가 남아 있으나 경쟁후보가 없는 단독후보인만큼 사실상 연임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날 이사회 직전까지도 권 회장이 취임할 당시 '비선 실세'인 최순실 씨가 입김을 불어넣었다는 의혹이 나왔다.

하지만 이를 입증할 명확한 증거가 없는데다 권 회장이 이사회에서 자신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밝히며 이사진을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2014년 포스코의 회장 선임 과정과 관련해 수사에 착수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검찰 수사 대응 문제는 권 회장에게 숙제로 남아 있다.

특검은 '비선 실세' 최순실 씨가 2014년 권 회장의 인선에 개입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최씨가 권 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밀었고, 김 전 실장은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에게 '권오준 카드'를 지시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한 사실 여부를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권 회장의 부인인 박충선 대구대 교수가 최 씨 혹은 박근혜 대통령과 친분이 있다는 말도 나온다. 권 회장과 박 교수는 모두 이런 의혹에 대해 강력하게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으로 진행된 검찰 수사에서 권 회장이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제대로 해명하지 못한다면 이는 그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게 일반적 시각이다.

지난 1986년 포항제철에 입사한 권 회장은 기술연구소장,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원장, 포스코 기술부문장을 거쳐 2014년 3월 회장으로 취임했다.

취임 당시 주로 연구 분야에서 경력을 쌓아 현장 경험이 적은 권 회장이 포스코를 통솔력 있게 이끌 수 있을지 반신반의하는 시각이 많았다. 

그는 그러나 임기 동안 구조개혁과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을 통해 탁월한 실적을 내며 경영능력을 인정받았다.

권 회장이 취임할 당시 포스코의 상황은 좋지 않았다. 철강업계가 글로벌 공급과잉으로 타격을 입으면서 포스코 역시 2012년부터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이 모두 감소세로 돌아섰다.

2010년 11.6%에 달했던 영업이익률은 2012년 5.7%로 반 토막이 났고, 부채비율은 2008년 65.2%에서 2013년 84.3%로 늘었다.

그러나 권 회장은 강력한 구조조정과 함께 신성장동력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포스코를 빠르게 회생시켰다. 취임 이후 지난해 3분기까지 계열사와 자산 모두 98건의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이와 함께 수익성이 높은 월드 프리미엄(WP) 제품 판매를 늘리고 고객 맞춤형 솔루션마케팅을 통해 철강 본원의 경쟁력을 키웠다.

철강산업의 글로벌 공급과잉으로 인해 성장세가 주춤했던 포스코는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연결 기준)이 1조원을 넘어서며 재기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권 회장은 오는 3월 정기 주총에서 공식적으로 재선임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