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임추위 일정 아는 바 없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KEB하나은행이 통합은행 출범 2년 만에 ‘정유라 특혜대출’ 의혹으로 최대 위기를 맞으면서 차기 행장 선임 절차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 KEB하나은행이 통합은행 출범 2년 만에 ‘정유라 특혜대출’ 의혹으로 최대 위기를 맞으면서 차기 행장 선임 절차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하나은행은 ‘국정농단’의 주범인 최순실씨의 딸인 정유라씨에 대한 특혜대출 의혹의 최정점에 서면서 적지 않은 후폭풍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여기다 최근 최씨가 임원인사에 개입한 정황이 추가로 드러나면서 은행 내부는 그야말로 살얼음판을 걷는 형국이다.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하나금융지주 최고경영진에 대해 “필요에 따라 소환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언급함에 따라 차기 행장 선임 과정에 큰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KEB하나금융지주는 함영주 은행장의 임기가 다음 달 31일 완료됨에 따라 그룹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차기 행장 후보 추천 절차를 진행한다.

하나은행 내규에 따르면, 정기주주총회 30일 이전부터 차기 행장 선임절차를 개시해야 한다. 이에 따라 하나금융은 늦어도 2월 말에는 그룹 임원추천회의를 열고 차기 행장 추천 절차에 돌입해야 한다. 

일각에서 임추위 일정이 연기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는 가운데 하나은행은 “임추위 일정에 대해 아는 바가 없으며 확인해 줄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며 최대한 말을 아끼고 있다. 

최근 ‘최순실 게이트’에 하나은행 이름이 오르내리면서 민감한 사안과 관련해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여지를 사전에 '원천봉쇄'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현재 특검은 독일에 있던 정씨에게 특혜대출을 제공한 이상화 글로벌 영업2본부장의 승진배경에 대해 수사 중이다. 이 본부장의 승진을 위해 청와대가 직접 금융위원회 등을 통해 압력을 가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특검은 이 본부장의 인사에 관여한 의혹이 제기된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 정은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을 불러 조사를 벌였으며, 하나금융 최고경영진에 대해선 소환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이와 관련해 금융권 관계자는 “차기 행장 선임을 앞두고 ‘최순실 게이트’ 의혹이 불거지면서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권 안팎에선 함영주 은행장의 연임을 유력시하는 분위기다. 첫 통합은행 수장으로 1년6개월이라는 짧은 임기 동안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을 성공적으로 통합했다는 평가다. 특히 전산통합과 노조통합 등을 원만히 해결한데 대해 ‘후한’ 점수를 매기고 있다.

지난해 은행 당기순이익이 1조3872억원의 양호한 성적표를 거둔 점 역시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