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멜트 GE 회장, 조환익·권오준·김승연 등과 잇단 환담
각사 신성장동력 집중 논의…투자규모·협력 구체화 주목
[미디어펜=김세헌기자]한국을 방문한 제프리 이멜트(Jeffrey Immelt) 제너럴일렉트릭(GE) 회장이 국내 재계 총수들을 잇따라 만나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방한 중인 이멜트 회장은 전날 조환익 한국전력공사 사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등과 만나 사업관계와 협력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 제프리 이멜트 GE 회장과 조환익 한전 사장은 13일 HVDC(고압직류송전, High Voltage Direct Current) 전력산업 인프라 구축을 위한 협약(MOU)을 체결했다. / 한국전력공사 제공

이멜트 회장은 전날 오전 서울 신라호텔에서 조환익 한전 사장과 만나 HVDC(고압직류송전, High Voltage Direct Current) 전력산업 인프라 구축을 위한 협약(MOU)을 체결했다. 

HVDC는 발전소에서 생산되는 교류전력을 전력변환기를 이용해 고압의 직류전력으로 변환시켜 송전한 후 수전점에서 교류전력으로 다시 변환해 공급하는 방식으로, 초고압 대용량 송전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신재생에너지를 포함해 전력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직류중심의 전력시스템은 교류전력에 비해 장거리송전시 전력손실이 적고, 유도장애가 적은 장점이 있어 전력설비 건설의 경제성과 수용성이 높아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전세계 HVDC 시장은 현재 약 60억달러, 2026년까지 150억달러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양사는 이번 협약을 통해 최신 기술의 HVDC 기자재를 국산화 하는데 힘을 모으기로 했다.

특히 전력과 정보를 융합하는 디지털그리드(Digital Grid)와 빅데이터 분석을 위한 인프라 기반을 구축해 빛가람 에너지밸리를 HVDC 사업의  테스트베드(Test Bed)로 활용한다 계획이다.

GE는 HVDC 사업협력에 속도를 내기 위해 이달 중 빛가람 에너지밸리에 관련 사무실을 개소할 예정이다.

이날 조환익 한전 사장은 “글로벌 기업 GE와 함께 빛가람 에너지밸리에 최초로 공동투자를 통해 전력산업 인프라를 구축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번 투자가 국내 HVDC 사업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며, 향후 GE의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국내기업과 함께 성장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13일 한국을 방문 중인 제프리 이멜트 제너럴 일렉트릭(GE) 회장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 포스코 제공

이어 이멜트 GE 회장은 권오준 포스코 회장을 만나 산업계에 불고 있는 디지털화와 양사의 스마트산업 협력 방안에 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앞서 권오준 회장은 지난달 26일 미국 GE와 독일 지멘스 본사를 방문해 각사의 스마트화 추진전략과 우수사례를 공유했다. 당시 이멜트 회장은 만나지 못해 그의 방한을 계기로 접견을 하게 됐다.

권오준 회장은 연임 직후 열린 한 공식석상에서 "포스코가 자체적으로 철강업에 특화된 플랫폼을 개발했는데 GE를 방문했을 때 이를 GE의 산업 클라우드 플랫폼인 '프레딕스'(Predix)와 호환되도록 하는 방안을 제안했고, GE 측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이멜트 회장과 권오준 회장은 GE가 보유한 첨단 설비와 포스코의 철강 전문지식을 결합해 새로운 스마트솔루션을 창출하고, 포스코 그룹 내 에너지·건설·소재 분야에서 스마트산업을 구축하는 데 협력하기로 했다.

이후 이멜트 GE 회장은 서울 장교동 한화빌딩에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을 만나 양사 간 협력 방안 등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멜트 회장과 김승연 회장은 이 자리에서 산업인터넷 기술을 바탕으로 제조업의 고부가가치화를 통한 신성장 동력 발굴 등 상호 간의 공통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을 전해졌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GE의 산업디지털화를 비롯한 창의적인 시도들이 매우 인상적"이라며 "GE와 산업인터넷 분야 업무협력을 통해 제조·제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새 비즈니스 모델 개발을 위해 상호 간의 협력을 기대한다"고 했다.

양사 회장은 아울러 한화테크윈과 GE가 30년 넘게 이어온 항공 엔진과 가스터빈 분야의 지속적인 협력방안과 산업용 사물인터넷(IoT) 적용에 대해 논의하고, 태양광 분야의 협력 가능성에 대해서도 모색했다.

GE와 한화테크윈은 1980년부터 항공기 엔진 분야에서 협력을 계속해왔다. 양사는 F-5와 F-15K, T-50, 수리온 등 우리나라 주력 전투기 및 헬기용 엔진의 국산화 개발과 민항기용 엔진부품 분야 등에서 협력관계를 다져오고 있다.

GE는 지난해 6월 한국형 전투기사업인 KF-X 전투기의 엔진공급자로 선정됨에 따라 한국 공군용 전투기에 장착될 240여 대 엔진의 국내생산에도 한화테크윈과 협력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