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남 검찰총장이 11일 사의를 표명했다.

박근혜 전대통령에 대한 구속수사가 마무리됐고,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했으니 소임을 마쳤다는 것이다.

김총장의 사의표명은 정치적 제스처일수도 있다. 김수남 검찰(이영렬 특수본)은 지난해 10월 박전대통령에 대한 무리한 엮기수사 논란을 초래하면서 헌정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과 헌재 파면의 단초를 제공했다. 촛불로 한껏 달궈진 조기 대선은 야당 문재인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들었다.

김총장의 사의 표명은 문대통령에게 신임을 묻는 것이란 관측도 있다. 박전대통령측에선 면피용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보이고 있다. 문대통령은 자신의 당선 일등공신(?)인 김총장의 임기가 불과 몇 달밖에 남지 않은 상태에서 물러나게 하는 데는 고민할 것이다. 그의 거취표명은 문대통령의 검찰수뇌부 인사의 레버리지를 높여주는 것이다.

그의 사의표명은 실기했다는 지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3월 박전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때 퇴진했어야 했다. 임명권자를 구속하는 데 대한 최소한의 윤리적 책임을 다해야 했다. 현직 대통령을 구속까지 해야 했느냐는 논란도 무시했다. 상당수 법조인들은 김총장이 지휘권을 발동해 박전대통령을 불구속기소한 후 책임을 져야 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언론들도 박전대통령 구속영장 청구 때 김총장도 거취표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정권 초기 문고리3인방 스캔들이 터졌을 때는 엄정한 수사를 했다면 대통령의 구속이라는 헌정사 불행은 없었을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김총장은 언론의 용퇴 요구를 무시했다. 정작 사의를 표명해야 할 때는 안하고, 내지 않아도 될 때에 한 셈이다.

김수남 검찰은 최순실국정농단및 박전대통령 수사과정에서 숱한 논란과 갈등을 초래했다.

첫째 객관성 상실여부다. 최순실및 박전대통령의 의혹에 대한 실체적 진실을 가려내지 못한 상태에서 중대범죄로 몰아갔다. 이는 박전대통령의 탄핵과 파면을 초래했다. 오죽했으면 박전대통령 변호인이 검찰수사에 대해 사상누각의 편향수사라고 반박했겠는가?  

검찰수사는 촛불세력의 요구를 추종했다는 의견마저 있다. 정권전복을 노린 야당과 촛불의 요구대로 수사했다는 비아냥을 받았다. 

둘째 최순실 국정농단사건의 실체적 진실은 무엇인가가 아직도 불분명하다. 검찰과 특검은 최순실이 박전대통령과 공모해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출연금을 재벌들로부터 불법적으로 뇌물을 받았다고 단죄했다. 최순실과 고영태 일당의 비리를 마치 박전대통령이 주도한 것처럼 단죄했다.

박전대통령도 정규재TV와의 인터뷰에서 "엮어도 너무 엮었다"고 격한 반응을 보였다. 재단 출연의 경우 검찰은 당초 삼성 현대차 등 재벌들을 강요에 의한 피해자로 봤다. 박영수특검은 정반대로 삼성 SK 롯데 등에 대해 뇌물죄로 엮었다. 검찰 따로 특검 따로 이현령비현령 수사였다.

박전대통령이 최순실 범죄에 가담했다는 증거가 없다. 그는 재임기간 한푼의 사익도 챙기지 않았다. 검찰은 단돈 1원도 받지 않은 박전대통령을 최순실과 경제공동체로 옭아매 삼성과 롯데등에서 592억원의 뇌물을 받은 범죄자로 전락시켰다.  추징할 돈도 없으면서 뇌물죄로 기소했다. 박전대통령과 최순실의 경제공동체 관계가 입증되지 않으면 사상누각처럼 무너질 것이다. .

박전대통령이 비선라인을 관리하지 못한 점은 참으로 부적절했다. 업무상의 일부 부적절한 행태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검찰은 박전대통령의 비선참모 관리 소홀 문제를 견강부회해서 박근혜게이트로 만들었다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김총장은 검찰 특수본의 무리한 수사엮기에 대해 지휘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잘못된 수사에 대해 지적하지 않았다. 사실상 김총장이 수사를 총지휘했다는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셋째 검찰은 박근혜정권을 중대 범죄집단인 것처럼 매도했다. 아무리 레임덕에 걸린 정권이라고 하지만, 정권전체를 불법집단으로 덮어씌운 것은 심각한 오점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최순실게이트를 객관적으로 수사해야 함에도 박정권을 말실시킬 것처럼 격하게 몰아갔다. 언론플레이를 통해 박정권을 회복 불능의 그로키상태로 만들었다. 박정권은 처참하게 붕괴됐다. 

언론은 검찰주변에서 흘러나오는 미확인 유언어비와 루머 등을  쏟아냈다. 변호인측에서 검찰수사의 편향성을 지적하자, 검찰측에선 정호성 녹음파일을 공개하면 촛불이 횃불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 후 검찰은 횃불이 될 만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 정치수사, 촛불수사, 편향수사, 여론수사 논란이 극심했다.

김총장은 박전대통령에 대한 수사의 중대성을 너무나 간과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대통령에 대한 예의나 의리를 떠나서 수사의 기본을 소홀히 했다는 비판이 무성했다.

넷째 최순실못지 않은 비리몸통인 고영태수사를 엄정하게 하지 않았다. 고영태 일당의 숱한 녹취록이 재판과 헌재 심리에서 드러나면서 고영태 일당이 최순실을 이용해 범죄를 모의했다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됐다.

박대통령 변호인단은 고영태 일당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검찰은 고영태 수사 요구에 불응했다. 탄핵과 파면이 마무리된 후에야 마지못해 고영태수사를 했다. 전형적인 면피용 수사였다. 박전대통령측에선 김총장의 행태에 대해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모 참모는 “비겁하고, 무능했다”고 격한 감정을 토로했다.   

김총장은 임명권자인 대통령 수사여서 인간적 고뇌가 컸다고 했다. 그는 법과 원칙만을 갖고 수사했다고 해명했다. 김총장 개인적 소신은 존중한다. 그렇다 치더라도 박전대통령 편향수사 정치수사, 촛불수사, 마녀사냥 논란은 검찰 역사상 심각한 후폭풍을 가져올 것이다.

문재인정권도 검찰에 대한 곱지 않은 시각을 갖고 있다. 민정수석에 임명된 조국은 민정수석이 검찰을 지휘해선 안된다고 했다. 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은 필요하다고 했다. 문대통령도 대선과정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검찰은 공수처 신설에 대해 극도로 반대하고 있다. 경찰에 수사권을 넘겨주는 것에 대해 불쾌한 감정을 갖고 있다. 검찰이 박정권을 처참하게 난도질한 것도 공수처 신설을 막고, 검경수사권 조정을 막으려는 포석이라는 시각이 많다. 검찰개혁은 시대적 과제가 됐다.

기소권 독점으로 무소불위의 권한을 휘두르는 검찰에 대한 사정기관간의 견제와 균형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살아있는 권력에는 바람이 불기 전에 눞고, 레임덕 정권은 하이에나처럼 물어뜯는 관행을 청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문재인정권도 검찰을 이대로 방치할 경우 레임덕에 들어서면

박근혜정권과 비슷한 운명에 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미디어펜 사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