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통큰 배팅'으로 SK하이닉스의 도시바 인수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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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바 메모리 반도체 부문 인수와 관련해 2박3일간의 일본 방문을 마치고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
19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실무팀은 일본에서 입찰을 위한 막바지 준비를 하고 있다. 이날 도시바 반도체 사업 매각을 위한 2차 입찰이 마감되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도시바 낸드플래시 사업 인수에 따른 시너지 등을 면밀히 검토해 입찰액을 정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1차 입찰 때 제시했던 2조원(약 21조원)보다 더 높은 금액을 써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3월 진행된 1차 입찰 이후 “지금 진행되는 도시바 입찰은 바인딩(법적 구속력이 있는) 입찰이 아니라 금액에 큰 의미가 없다"며 "바인딩이 시작되면 본격적으로 달라지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한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SK하이닉스는 기존 예상대로 미국계 사모펀드(PEF)인 베인캐피털과 함께 컨소시엄을 꾸리고 본 입찰에 참여할 전망이다.
가장 큰 변수는 도시바와 미국 웨스턴디지털의 입장정리다.
사실 1차 입찰 때까지만 해도 SK하이닉스를 비롯한 웨스턴디지털, 브로드컴, 대만의 훙하이정밀공업(폭스콘)이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혔다.
그러나 미에현 욧카이치시에 위치한 반도체 주력 공장을 도시바와 공동 운영 중인 WD는 지난달 반도체 부문 매각에는 자사의 동의가 필요하다며 도시바에 항의했다.
도시바 역시 강경 대응에 나서며, 양사 간 갈등의 골은 점점 깊어졌다. WD는 국제중재재판소에 해당 문제의 중재를 요청했다.
해당 중재 절차 역시 19일(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국제중재재판소에서 시작되는 만큼 도시바가 2차 입찰 마감 시한을 연기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다만 도시바는 내년 3월까지 매각 절차를 마무리하고, 그 자금으로 빚을 갚아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다.
도시바는 2016년 회계연도(2016년 4월~2017년 3월)에 9500억엔(9조6000억원)이라는 사상 최대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다. 채무 초과액도 5400억엔(5조5000억원)에 달해 올 8월 도쿄증시 2부로 추락한다.
도시바가 내년 3월 말까지 채무 초과 상태를 해소하지 못하면 상장 폐지를 피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일정대로 매각 절차를 진행, 매각이 성사되더라도 국제중재재판소가 WD의 주장을 받아들이면 매각이 백지화될 수 있다.
도시바는 일단 매각 절차를 진행하면서, WD의 중재 신청에도 적극 대응해 매각에 영향이 없도록 할 가능성이 크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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